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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급증, 통계가 평가한 정부정책] “민간기업에 잘못 보낸 시그널부터 바로잡아라”자회사 바람 일으킨 공공부문 정책 “비정규직 써도 좋다는 메시지 던져”
▲ 정기훈 기자

비정규직이 대폭 늘어났다는 통계청 조사 결과를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정책이 당초 설정했던 방향대로 가고 있는 것인지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정부 통계, 원래부터 부정확해”

고용노동부는 3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전날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와 관련해 브리핑했다. 노동부는 조사방식 변경을 감안하지 않고 다수 언론이 “비정규직은 86만7천명 증가하고 정규직은 35만3천명 감소했다”고 보도한 것을 반박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올해 8월 임금근로자 증가분 51만명에서 비정규직 증가분을 빼면 정규직은 15만명 정도 증가했다는 것이 노동부 설명이다.

그렇지만 조사방식 변경으로 35만~50만명의 기간제가 증가했다는 변수를 제거해도 최소 37만명 정도의 비정규직이 늘어난 것일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김효순 노동부 고용지원정책관은 “늘어난 비정규직에는 정부의 직접일자리사업 참여자 10만~15만명이 포함됐다”며 “고령층과 여성일자리에 대한 지원은 지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계청 근로형태별 부가조사가 부정확하다는 논란은 처음 제기된 것이 아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와 한국비정규노동센터는 통계청과 다른 기준으로 비정규직 규모를 추산했다. 정부는 임시·일용직 일부를 정규직에 포함한 반면, 이들 단체는 임시·일용직을 모두 비정규직으로 분류했다.

정부 통계를 바라보는 눈이 비정규직 숫자 논쟁에 쏠린 상황에서 통계가 도출된 이면을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조돈문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이사장은 “그렇지 않아도 부정확한 정부통계를 가지고 가타부타 말하고 싶지 않다”며 “중요한 것은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하더라도 모호한 태도를 보이면서 ‘비정규직을 그대로 써도 좋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줬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민간부문 확산을 기대하면서 추진한 공공부문 정책 효과가 없었다는 얘기다. 조 이사장은 “정부는 사용사유 제한 같은 국정과제 등도 사실상 폐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경사노위 사용사유 제한 연구회 발족
“현재 정책 먼저 되돌아봐야”


문재인 정부는 2017년 대선공약과 국정과제에서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과 사용부담 강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차별시정 제도 역시 전면개편하겠다고 했다.

제도개선 움직임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다음달 7일 ‘고용형태 다양화에 따른 법·제도 개선과제 연구회’를 발족한다.

노동부가 사용사유 제한제도 도입 같은 제도개선을 위해 2017년 1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운영한 ‘비정규직 TF’를 경사노위가 이어 받아 운영하는 것이다.

하지만 경사노위 본위원회 의결이 필요한 의제별위원회가 아닌 연구회로 출발한 것을 보면 적극적인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경사노위 관계자는 “6개월 정도 연구회를 운영한 뒤 위원회를 꾸릴지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차라리 정부가 비정규직 정책을 원점부터 되돌아봐야 한다는 주문도 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선언하면서 출발한 비정규직 정책의 문제점이 드러난 상황에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 소장은 “지금 정부에게 사용사유 제한은 너무 먼 얘기”라고 꼬집었다. 김 소장은 “민간기업을 전혀 견인하지 못한 채 공공부문에만 갇혀서 대상자의 절반 정도만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이 정책의 전부인지, 통계상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정책수단을 가지고 있는지부터 진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학태  tae@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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