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정부의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을 받은 청년들이 아르바이트 시간은 줄이고 구직활동 시간은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들은 식사비나 소매유통 같은 구직 과정에서 필요한 생활비에 지원금 대부분을 사용했다.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은 취업을 준비하는 만 18~34세 청년에게 월 50만원씩 최대 6개월간 지원하는 제도다.

10명 중 8명 “경제적 부담 줄어”

고용노동부는 28일 청년구직활동지원금 사업효과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올해 5월부터 지원금을 받은 1기 사업 참여자 9천417명 중 9월 현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청년은 16.9%였다. 1~3기 사업 선정자 3만61명이 지원금을 받기 전 아르바이트를 한 비율은 25.3%였다. 지원 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활동 비중이 8.4%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주당 평균 아르바이트 일수는 2.95일에서 2.73일로 7.5% 줄었다. 하루 평균 아르바이트 시간은 5.69시간에서 5.33시간으로 6.3%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청년들의 구직활동은 늘었다. 지원을 받기 전 하루 평균 구직활동 시간은 6.33시간에서 지원금을 받은 뒤 7.42시간으로 17.2% 증가했다.

최근 3개월간 입사지원서를 내거나 면접을 보는 등 직접적인 구직활동을 한 참여자는 사업 참여 전 38.5%에서 참여 뒤 44.9%로 늘었다. 전체 사업 참여자의 평균 구직활동 횟수는 3.13회에서 3.44회로 9.7% 증가했다.

외국어시험에 응시하거나 각종 상담·컨설팅에 참여하고, 시험준비를 하는 간접 구직활동 증가 폭은 더 크다. 최근 3개월 동안 간접 구직활동을 한 청년은 79.8%로 지원금을 받기 전 57.0%보다 22.8%포인트 많아졌다. 전체 참여자 평균 구직활동 횟수는 3.76회에서 5.08회로 35.2% 높아졌다.

지원을 받은 청년의 99.7%는 “진로 및 취업목표 성취에 지원금이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81.7%가 “경제적 부담이 줄어 구직활동에 전념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지원금 대부분 생활비로 “제도 취지에 맞아”

지원금 사용횟수는 식비(33.3%)·소매유통(27.4%)·인터넷구매(13.3%)에 집중됐다. 사용 총액을 기준으로 하면 인터넷구매 86억800만원, 식비 55억4천700만원, 소매유통 37억400만원 순이었다. 학원비가 16억4천5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인터넷구매는 온라인 강의와 온라인 서점·배달대행업체 이용이 대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부는 소매유통에 대해서는 별도로 파악하지는 않았다. 노동부는 “지원금 대부분을 구직활동 과정에서 생활에 필수적인 부분에 활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지원금을 생활비로 사용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때문에 국회의 2020년 예산심사 과정에서 야당이 지원규모 축소를 주장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박종필 노동부 청년고용정책관은 “지원금을 생계비로 사용하는 것이 잘못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은데 직접적인 구직활동 경비 외에도 생계비처럼 제반 비용까지 지원하는 것이 제도 취지”라고 강조했다.

노동부는 정부 지원을 받은 청년들이 취업한 뒤 임금이 얼마나 상승했는지, 일자리 만족도를 추가로 조사할 예정이다. 정부 지원을 받기 전 생계문제로 구직활동을 멈추고 저임금 일자리에 취업하는 사례가 줄어들고 있는지, 경제적 부담을 덜어 내고 본인의 적성·전공을 고려한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지 조사하겠다는 얘기다.

박종필 청년고용정책관은 “이번 조사에서 시간상 한계로 일자리 효과 분석은 진행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사업에 참여한 청년들의 취·창업 현황을 조사하겠지만 이 사업이 직업훈련을 하는 사업이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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