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해와 환경 피해자들을 위한 '아시아직업환경피해자대회'가 28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개막한다. 아시아직업및환경피해자권리네트워크(ANROEV) 주최로 17번째 열리는 행사다. 한국에서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23개 국가에서 산재·환경 피해자와 전문가 160여명이 참석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다.

27일 2019아시아직업환경피해자대회 준비위원회에 따르면 '기업살인 이제 그만(No More Victims)'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번 대회에선 28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29일까지 위험의 외주화, 청소년(인턴) 노동, 이주노동, 과로사·자살, 첨단 전자산업 등 분야 산재 피해자와 피해가족이 참여해 경험을 나누고 원인과 대안을 논의한다. 이 가운데 청소년 노동, 이주노동, 과로사·과로자살 문제는 올해 처음 산업보건워크숍 주제로 선정됐다. 홍콩·중국·베트남의 애플·삼성 공장에 인턴노동자로 취업한 청소년 노동자들의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각국 환경 피해자들도 참여한다. 홍콩과 일본에서는 환경성 석면노출로 인한 석면암(악성중피종) 환자가, 몽골에서는 대기오염 피해 대학생이 참석한다. 일본 미나마타병 피해자들도 참석해 수은 중독의 위험성을 알릴 예정이다. 국내에선 대기오염·석면·가습기 살균제·라돈침대·독성생리대 피해자와 유족이 자리를 같이한다. 가습기 살균제 중증 피해자인 조순미씨는 개막식 연설자로 나서 국제사회에 가습기 살균제와 유사한 생활화학제품 건강피해 사건 발생 가능성을 경고한다.

29일 폐막식에서는 반복되는 재해의 부당함을 지적하는 한편, 직업·환경병 생존자들의 적극적 역할과 문화를 만들자는 내용의 서울선언문을 채택한다. 30일에는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과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 충남 홍성 석면광산지역 일대 현장답사를 한 뒤 서울 강남역 삼성본관 앞과 여의도 옥시레킷벤키저 앞 항의캠페인을 한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