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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퇴하는 노동안전 정책] "아들 사고 1년 다 돼 가는데 바뀐 게 없어요"김미숙씨 민주노총 결의대회서 비판 …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하라"
▲ 민주노총이 2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중대재해기업 처벌 특별법 제정과 위험의 외주화 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아들이 사고를 당한 지 열 달이 훌쩍 지나 1년이 다 돼 가지만 현장은 바뀐 게 없어요. 아들에게 뭐라고 해야 할지 걱정부터 앞섭니다."

지난해 12월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사고로 목숨을 잃은 고 김용균 노동자의 어머니 김미숙씨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는 "위험의 외주화·죽음의 외주화를 막겠다며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을 통과시켰지만 하위법령 후퇴로 누더기 법안이 됐다"고 했다. 김용균 노동자 죽음 뒤 산업안전보건법이 28년 만에 전부개정됐지만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문재인 정부 노동안전 정책이 후퇴하고 있다는 비판 목소리가 높았다. 민주노총이 2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산업안전보건법 개정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요구했다. 조합원 800여명이 참석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해야"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22일 밀양역에서 발생한 철도노동자 사망사고로 인해서 투쟁이 없으면 안전도 삶도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며 "함께 싸워 우리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 나가자"고 강조했다. 지난 22일 오전 밀양역에서 선로 유지·보수작업 중이던 노동자 세 명이 열차에 치여 죽거나 다쳤다. 김 위원장은 "일곱 명이 일해야 할 것을 다섯 명이 일하게 하고 작업감시자를 없애 일어난 인재"라고 지적했다.

참석자들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권영국 변호사(전 민변 노동위원장)는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한다 해도 권한이 있는 자(원청)에게 책임을 묻지 못한다"며 "권한이 있는 자가 책임질 수 있도록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변호사는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의 이행점검위원회 설치 권고에 정부가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 변호사는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특별조사위는 8월19일 석탄화력발전소 연료·환경설비 운전 및 경상정비 노동자 직접고용을 비롯한 22개 권고안을 내놓았다.

"산업안전보건법 후퇴 반복"

민주노총 활동가들은 대중가요 <어젯밤 이야기>를 개사해 만든 노래에 맞춰 춤을 췄다. 굳은 표정으로 동료의 발언을 듣던 조합원들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이내 조합원들은 들고 있던 노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팻말을 이용해 손뼉을 쳤다.

권오대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수석부본부장이 규탄 발언을 이어나갔다. 권 수석부본부장은 "정부가 2017년 중대재해 사업장은 전면 작업중단을 원칙으로 하고 부분 작업중단을 예외로 하는 지침을 만들고는 스스로 후퇴시켰다”며 “문재인 정부가 또다시 약속을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2017년 9월 '중대재해 등 발생시 작업중지 명령·해제 운영기준' 을 마련했지만 작업중지 범위를 '동종작업과 해당작업'으로 축소했다.

강한수 건설산업연맹 노동안전보건위원장은 "정부는 산재사망사고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대대적으로 이야기했지만 여전히 건설현장에서는 하루에 2명의 노동자가 죽어 가고 있다"며 "건설산업 대형화·초고층화에 따라 건설기계장비와 관련한 사고가 증가 추세인데도 정부는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개정 과정에서 27개 기종에 대한 원청책임을 모두 축소했다"고 비판했다.

이날 민주노총은 결의대회가 끝난 뒤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진짜 김용균법 개정 요구 엽서"를 정부서울청사에 붙이려다 경찰 저지로 실패했다. 노동자 800여명은 결의대회가 끝난 뒤 청와대 앞까지 행진했다.

강예슬  yeah@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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