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병원 노사가 파견·용역 노동자 376명 전원 직접고용에 합의했다. 서울대병원에 이어 자회사 방식이 아닌 직접고용을 선택한 두 번째 국립대병원이다.

22일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경북대병원분회에 따르면 노사는 이날 오전 이 같은 내용의 올해 임금·단체협약에 잠정합의했다.

병원은 청소·주차·설비·전화예약센터·컴퓨터유지보수·시설·원무수납창구 등 간접고용 노동자 전원을 내년 3월1일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병원은 원무직 8급 임금을 기본급으로 하는 별도 직군을 신설해 이들에게 적용한다.

시설·원무수납은 정규직도 하는 업무다. 해당 업무 비정규직은 전환 후 별도직군으로 7년간 일한 뒤 정규직으로 통합한다. 이들은 분회와 병원이 맺은 단체협약과 복리후생을 적용받는다. 기존 정규직과 같은 노동조건이 된다는 의미다. 분회 관계자는 "용역업체에 따라 처우에 다소 차이가 있어 정규직 전환으로 어느 정도 임금인상이 되는지 계산하기가 쉽지 않다"면서도 "정규직과 같은 기본급 테이블을 적용받기 때문에 처우는 제법 많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북대병원 정규직화는 정규직노조가 직접고용을 요구해 합의를 끌어냈다는 점에서 서울대병원 사례와 판박이다. 병원측은 분회와 비정규직으로 구성된 의료연대본부 경북대병원민들레분회가 공동파업을 예고하자 교섭에 적극 나섰다. 두 분회는 교섭이 결렬되면 23일부터 파업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노사는 직접고용 정규직화뿐만 아니라 분회가 단체교섭에서 핵심요구로 내걸었던 안전인력 충원 문제에서도 의견을 모았다. 간호사를 포함해 안전인력 176명을 충원한다. 충원되면 간호사 한 명이 평균 15명 안팎의 환자를 돌보던 것에서 10명 내외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분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정규직인 경북대병원분회와 비정규직인 민들레분회의 투쟁이 함께 만들어 낸 소중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경북대병원 노사합의가 나오면서 이날까지 정규직화를 결정하지 않은 국립대병원은 10곳이다. 강원대병원·경북대치과병원·경상대병원·부산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전남대병원·전북대병원·제주대병원·충남대병원·충북대병원이다. 전국 국립대병원 간접고용 비정규직 5천100여명 중 4천여명이 비정규직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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