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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가 20일 거리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
▲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

한국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 숫자는 매년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가 이주노동자 없이 돌아갈 수 없는 상황에 와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 법·제도가 실제로 어떤지, 이 때문에 이주노동자들의 삶이 어떻게 망가지고 있는지 당사자 외에는 아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가난한 나라에서 왔다는 이유로,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언어가 다르고 말이 서툴다는 이유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합니다. 오히려 법·제도가 이주노동자 억압과 착취를 강화하는 쪽으로 개악되고 있습니다. 정부와 사업주는 이주노동자를 인간으로 노동자로 인정해 주지 않고 3D업종 빈자리를 채우는 '일하는 기계'로만 생각합니다.

무권리 강제노동 고용허가제

이주노동자는 사업장을 선택할 수도 없고 사장 허락 없이 바꿀 수도 없습니다. 열악한 노동조건을 벗어날 수도 없고 개선할 수도 없습니다. 사업주는 처음에 3년 계약할 수 있고 1년10개월의 기간 연장도 자신의 권한이기 때문에 노동자를 마음대로 부립니다. 노동조건 개선은 될 리가 없습니다. 이주노동자가 일을 힘들어하거나 몸이 아프다고 하면 이것을 인정해 주는 권한은 사장한테 있습니다. 의사가 노동자가 아프니 며칠 치료받고 쉬어야 한다 해도 사장이 거부하면 소용없습니다. 주변에서 이런 사례를 볼 때 이주노동자의 의사는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이 아니고 실제로는 사장인 것 같습니다. 한국 정부는 고용허가제를 하면서 사업주한테만 권한을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주노동자들의 생활은 지옥 같은 경우가 많고 몸과 마음이 썩어 가고 있습니다. 그만둘 자유도 없고 사장이 시키는 대로만 하고 허락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것이 강제노동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이주노동자에게는 사업장을 변경할 수 없도록 족쇄가 채워져 있습니다. 사업주는 적은 투자로 많은 이윤을 남기기 위해 낡은 기계나 장비를 계속 사용합니다. 그래서 더 위험합니다. 쉬지 않고 장시간 근무나 야간노동을 하기 때문에 과로사도 늘어납니다. 그런데도 과로사로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자다가 깨지 않고 사망하면 대부분 부검도 산재신청도 없이 본국으로 시신이 보내지고 끝납니다. 안전장비도 없고 안전교육도 없기 때문에 산업재해가 해마다 늘어납니다. 다치면 사장 눈치를 봐야 하는 탓에 산재 신청도 잘 못합니다. 지난 5년 사이에 이주노동자 산재사망자가 60%나 증가했습니다. 노동자가 죽어도 사업주는 크게 처벌받지 않습니다. 옆에 있던 친구가 산재로 목숨을 잃었는데도 그대로 일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당사자만 알 겁니다. 사업장 변경을 요구하면 돌아오는 것은 협박뿐입니다. “니네 나라로 보내 버릴 거야. 내 말 안 들으면”이라고 합니다. 이래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우울증에 걸리는 이주노동자가 적지 않습니다.

미등록 노동자에 대한 살인적 단속추방

이주노동자가 다른 방법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사업장을 그만두면 비자를 잃고 미등록이 됩니다. 미등록노동자는 묵묵히 일할 뿐인데 한국 정부는 범죄자 취급을 합니다. 강제단속을 하는 과정에서 이주노동자들이 다치는 것은 물론 사망자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단속할 때 최소한의 안전규정을 지키지 않습니다. 아무 데나 들이닥쳐 있는 대로 잡아갑니다. 목숨보다는, 미등록 숫자 줄이고 실적을 올리는 것에 신경 씁니다. 지난해 미얀마 출신 노동자가 단속 과정에서 사망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조사를 해서 출입국단속반의 과실을 확인하고 관련자를 징계하라고 권고했지만 법무부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런 단속을 계속했습니다. 결국 얼마 전 김해에서 사망자가 또 발생했습니다. 지금 조사 중인데, 얼마나 진상이 드러날지 의심스럽습니다. 그동안 단속 과정에서 10명이 넘는 미등록노동자가 목숨을 잃었지만 처벌받은 출입국직원은 없습니다. 힘없는 이주노동자들의 편에는 누구도 없습니다.

우리는 한국에 죽으러 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한국 사회와 경제가 필요로 해서 왔습니다. 그런데 사회구성원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아니라 차별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해야 할 모든 일과 역할을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한국 경제를 가장 밑에서 떠받치고 한국 노동자들이 꺼리는 일을 하며 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의 헌신에 대해 이 사회는 무관심합니다. 우리는 말할 줄 아는 기계가 아니라 사람입니다. 노동자입니다. 지금의 잘못된 고용허가제를 폐지하고, 사업장 변경 자유의 권리를 비롯해 노동 3권을 보장할 수 있는 노동허가제를 실시해야 합니다. 더 이상 산재로, 폭력 단속으로 죽지 않도록 이주노동자 목숨도 소중하게 대해져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10월20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 모여 이주노동자대회를 엽니다. 더 이상 우리는 물러설 자리가 없습니다. 함께 손을 잡고 거리에 나섭시다.

우다야 라이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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