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직복직을 요구하며 70미터 높이의 영남대의료원 옥상에 올라 고공농성을 하던 해고자 2명 중 1명이 건강 악화로 107일 만에 지상으로 내려왔다.

15일 영남대의료원 노동조합 정상화를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와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송영숙(42) 노조 영남대의료원지부 부지부장이 이날 오후 병원으로 이송됐다. 노조는 “최근 급격한 기온 저하에 따라 송 부지부장의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했다”며 “송 부지부장은 농성을 지속하고자 했으나 주변의 설득으로 농성을 풀었다”고 전했다. 박문진(58) 노조 지도위원은 홀로 고공농성을 이어 간다.

박 지도위원과 송 부지부장은 7월1일부터 영남대의료원의 노조 기획탄압 의혹 진상조사와 해고자 원직복직 등을 요구하며 의료원 옥상에서 고공농성을 했다. 노사가 문제 해결을 위해 사적조정을 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지난달 26일 조정이 종료됐다.

대책위는 “영남대의료원이 해결을 위한 아무런 안을 제출하지 않으면서 사적조정이 성과 없이 종료됐다”며 “지금까지도 의료원은 해결을 위한 진정성 있는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고공농성 해고자들이 수많은 태풍과 찌는 듯한 폭염 속에서도 농성을 이어 왔다”며 “섭씨 10도 이상으로 벌어진 일교차와 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 속에서 장기농성을 하면서 몸 상태가 악화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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