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병원의 정규직 전환작업이 지난달 3일 파견·용역 노동자를 직접고용하기로 한 서울대병원 결정 이후 진행되지 않고 있다. 전국 15개 국립대병원 중 11곳이 정규직 전환을 완료하지 않아 정규직 전환율이 19%에 불과하다.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를 비롯한 경북지역 시민·사회단체는 15일 정오 대구 중구 경북대병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립대병원들은 정부의 정규직 전환정책 발표 후 2년 넘도록 이어 온 희망고문을 중단하고 파견·용역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경북대병원을 비롯한 다수 국립대병원이 서울대병원 직접고용 발표 이후 갖가지 핑계를 대며 정규직 전환에 미온적인 입장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여영국 정의당 의원에 따르면 이날까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은 국립대병원은 11곳이다. 강원대병원·경북대병원·경북대치과병원·경상대병원·부산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전남대병원·전북대병원·제주대병원·충남대병원·충북대병원이다. 이들 병원은 직접고용을 하기로 결정한 서울대병원 사례를 따르지 않고 자회사 방식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 병원 노조들은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관계자는 "병원들은 직접고용으로 전환하면 인건비가 증가한다고 주장한다"며 "입을 맞춘 듯 노동자에게 자회사 방식을 수용하라고 압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규직 전환 결정을 하지 않은 국립대병원 중 강원대병원·경북대병원·부산대병원·전남대병원 비정규 노동자들은 지난달 30일부터 공동파업 중이다. 시한부·부분 파업을 이어 가고 있다.

여영국 의원은 "국민 생명·안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업무를 직접고용하기로 한 정부 방침에 따라 국립대병원들은 간접고용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며 "용역업체 중간착취를 없애 절감한 예산으로 직접고용과 처우개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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