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대규모 채용비리로 충격을 줬던 강원랜드가 이번에는 직장내 괴롭힘과 갑질로 지탄을 받고 있다.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강원랜드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실시한 17건의 자체감사에서 직장내 괴롭힘 행위 7건을 적발했다. 한 상급자는 하급자에게 500만원을 빌린 데 이어 대출 브로커를 통해 같은 하급자 명의로 7천만원을 대출받게 했다. 강원랜드 내부 강령에 따르면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돈을 빌리는 행위는 금지돼 있다. 해당 상급자는 급기야 빌린 돈을 갚지 않고 퇴사했다. 하급자에게 허위로 목격자 진술을 하도록 해서 산업재해를 신청하고, 이를 발설하지 마라고 압박한 직원도 있었다.

협력업체나 아르바이트 직원을 대상으로 한 갑질도 적발됐다. 대리급 관계자는 골프장 스프링클러 고장사실을 본인에게 먼저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골프장 코스관리 협력업체 직원을 카트에 태운 뒤 20분에 걸쳐 욕설을 하고 괴롭혔다. 한 직원은 노래방에 회식하러 갔다가 만난 아르바이트 직원과 사소한 일로 시비가 붙자 기숙사에서 폭행했다.

최인호 의원은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공공부문 직장내 괴롭힘 피해 경험률은 65.6%로 민간부문(68.6%)과 큰 차이가 없다”며 “강원랜드를 포함해 공공부문에서 직장내 괴롭힘을 근절하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강원랜드 직원 5명 중 1명은 직장내 괴롭힘을 겪었거나 목격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강원랜드가 올해 8월 직원 93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설문조사를 했더니 21.5%가 “모욕적 언사를 당했거나 그 사실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특정인 따돌림이나 모임참여 강요, 이에 대한 신고를 막거나 철회하도록 한 사실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직원이 17.2%였다.

특정인을 승진시키기 위해 임의로 성과평가를 조작한 행위를 목격하거나 알고 있냐는 질문에 18.3%가 “예”라고 답했다.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2년간 강원랜드에 접수된 공익제보 내역 75건 중 45건이 인사와 행동강령 위반, 직장내 괴롭힘 관련 제보였다”며 “철저한 사실확인과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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