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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 콜센터 상담사 우울장애 유병률 일반인보다 6배 높아서울시 감정노동종사자 권리보호센터 조사 결과 … 11개 협력업체 평가등급 낮으면 도급비 삭감, 치열한 경쟁 원인
NH농협은행 고객행복센터(콜센터) 노동자 35.2%가 우울장애를 앓고 있다는 충격적인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일반인보다 6배 이상 높은 수치다. 고객응대 매뉴얼이 있지만 실제 상황에 적용하기에는 불충분했다. 응답자 3명 중 1명은 고객의 폭언·폭행 등으로 인한 불안감·위협감을 느꼈다.

NH농협은행과 서울시 감정노동종사자 권리보호센터(소장 이정훈)는 지난 2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NH농협은행 신관 대회의실에서 '고객응대 상담사 보호를 위한 컨설팅 최종결과 보고회'를 열었다. 권리보호센터가 699명의 고객행복센터 노동자를 조사한 결과 우울장애 유병률이 35.2%를 기록했다. 질병관리본부 2016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만 19세 이상 일반인구 우울장애 유병률은 5.6%다.

NH농협은행은 지난 4월 권리보호센터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컨설팅을 의뢰했다. 권리보호센터는 5월부터 6월까지 NH농협은행 고객행복센터 세 곳(용산·광주·대구)의 감정노동 실태를 조사했다. 권리보호센터는 심층면접조사(24명)와 감정노동자(콜센터 상담사) 699명 설문조사, 현장방문으로 나눠 조사했다. NH농협은행은 고객행복센터 운영을 11개 협력업체에 맡긴다.

"상담사 10명 중 8명은 감정부조화 경험"

고객행복센터 상담사는 대부분 30~40대로 여성이 대다수(91%)다. 감정부조화 위험성 측정에서 여성노동자는 위험군 비율이 84.3%, 고객의 정신적·성적 폭력으로 인한 위험군 비율은 무려 90% 이상으로 조사됐다. 감정부조화란 감정노동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신의 진짜 감정과 조직에서 요구받는 감정 간의 차이를 의미한다. 감정을 나타내지 말고 고객에게 친절하게 응대하라는 강요를 많이 받을수록 감정부조화로 인한 위험이 커진다. 상담사는 장시간 앉아 근무하는 업무특성 탓에 근골격계질환(59.4%)과 두통(52%)으로도 고통받았다.

권리보호센터는 상담사들이 사용하는 매뉴얼이 고객의 다양한 폭언·모욕행위에 대응하기에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고객행복센터 악성고객 응대 매뉴얼에 따르면 악성고객 분류기준은 언어폭력·업무방해·성희롱 등으로 나뉜다. 언어폭력을 △무차별적인 욕설·협박 등 상담업무 불가능 △상습적인 억지주장으로 불필요한 민원 제기 △기타 사적인 질문 등을 통해 상담진행 방해로 설명한다. 그런데 상담사가 업무 도중 '기타 사적인 질문' '상습적인 억지 주장' '불필요한 민원'이 무엇인지 정의 내리고 제때 대처하기란 쉽지 않다.

권리보호센터는 매뉴얼에 다양한 예시와 구체적인 대응방법을 담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양한 사례를 열거해 악성고객 분류 기준을 구체화하고, 악성고객 상담채널을 변경(호전환)할 때 자동 안내를 하면 상담사의 감정노동은 감소된다. 현재 고객행복센터 상담사는 악성고객에게 더 이상 상담이 불가능하다며 직접 고객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 안내하는 과정을 거쳐야 호전환이 가능하다.

"이직률 낮추려면 협력업체 간 경쟁 완화해야"

고객행복센터 상담사의 높은 이직률과 관련해 권리보호센터는 협력업체별 경쟁체계 완화와 임금체계 개선을 주문했다. 고객행복센터 상담사 4명 중 1명의 근속기간은 1년 미만으로 낮았고 3분의 2는 이직을 생각해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현재 NH농협은행은 협력업체를 S(103%)·A(101%)·B(100%)·C(98%)·D(93%) 5등급으로 평가하고 위탁 수수료를 차등 지급한다. S등급을 받으면 애초 도급계약을 맺을 당시 약속한 금액의 103%를 받을 수 있지만 D등급을 받으면 93%밖에 받지 못한다. 이 평가점수는 도급계약 만료 이후 재계약 평가자료로 활용된다. 업체는 콜센터 상담사에게 실적·성과 압박을 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정훈 소장은 "상담사 실적과 회사 등급평가로 임금이 결정되고 있다"며 "(모든 협력업체에) 도급비 100% 지급을 기본조건으로 하고, 주요 목표·주제를 선정해 별도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성과를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NH농협은행이 제공하는 임금수준과 상담사가 실제로 받는 임금 차이가 크지 않도록 협력업체에 권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명호 고객행복센터장은 "조사 결과를 보니 참담하다"며 "해야 할 일이 명확해졌으니 시간과 계획, 예산을 들여 하나하나 챙겨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강예슬  yeah@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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