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의료노조와 공공운수노조·민주일반연맹 소속 지역국립대병원 간접고용 비정규 노동자들이 24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무기한 공동파업 계획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정기훈 기자>
지역 국립대병원 파견·용역 노동자들이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30일부터 무기한 공동파업에 돌입한다.

보건의료노조·공공운수노조·민주일반연맹은 24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에도 분당서울대병원과 10개 지역 국립대병원들은 여전히 자회사 전환을 주장하며 올바른 정규직 전환을 회피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조·연맹에 따르면 국립대병원 15곳 중 현재까지 직접고용에 합의한 병원은 강릉원주대치과병원과 부산대치과병원·서울대병원·서울대치과병원뿐이다. 나머지 11개 지역 국립대병원은 노·사·전문가 협의회에서 정규직 전환 방법을 놓고 노사가 이견을 보이며 합의하지 못했다. 이 중 쟁의권을 확보한 강원대병원·경북대병원·부산대병원·전남대병원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30일부터 무기한 공동파업을 한다. 파업 노동자들은 교육부·청와대 앞 집회, 교육부 국정감사장 앞 피켓시위, 10월 중순 정규직·비정규직 공동파업을 잇달아 한다.

노조·연맹은 “지역 국립대병원들이 자회사 담합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20일 5개 지역 국립대병원이 모여 직접고용을 하지 말고 자회사 전환 방식을 유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는 것이다. 이들은 “말 바꾸기와 핑계 대기도 여전하다”며 “지역 국립대병원들은 그동안 ‘서울대병원이 정규직 전환을 하는 것을 보고 결정하겠다’며 전환을 미뤄 왔는데, 지난 3일 서울대병원이 직접고용에 합의하자 ‘지역 국립대병원과 서울대병원은 다르다’며 말을 바꿨다”고 비판했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지역 국립대병원이 정부의 지원을 요구하려면 우선 공공병원으로서 사회적 역할을 하라”며 “공공병원으로서의 역할, 정부 지침을 우선 이행한 뒤에 어렵다면 노사가 함께 정부에 지원 요청을 하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 변희영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자회사 전환을 주장하는 것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인건비를 절감해 돈을 벌려는 병원의 욕심”이라고 지적했다.

윤병일 공공연대노조 분당서울대병원분회장은 “서울대병원 직접고용 합의안이 발표되자마자 비정규 노동자들은 환호성을 질렀는데, 사측은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자고 한다”며 “우리 병원 비정규 노동자 1천400명이 똘똘 뭉쳐서 직접고용을 쟁취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