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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국정감사에서 살펴야 할 쟁점은

여야가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를 다음달 2일부터 20일간 하기로 합의했다. 합의는 했으나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여야 정쟁으로 국회는 잠정합의냐, 합의냐는 논란이 한창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책경쟁을 시작할 것이라 기대한다. 민생은 밥이고, 노동이다. 민생국회를 부르짖는 여야가 노동문제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문제로 드러난 정규직 전환 방식, 잇따르는 비정규직과 이주노동자 산업재해 사고, 좋은 일자리 문제가 부각될 전망이다. 2019년 국정감사에서 살펴야 할 쟁점을 들어봤다.

▲ 송명진 한국노총 정책실장

민의의 전당에 '노동존중 정신'이 살아 있음을 보여 달라
송명진 한국노총 정책실장

난장판인 국회에 국정감사는 무사할까. 20대 국회 마지막 국감마저 ‘조국 전쟁’으로 얼룩질까 두렵다. 노동자와 국민이 국회의원에게 위임한 입법권은 노동·사회의 산적한 과제를 점검하고 올바른 대책을 마련하는 데 쓰여야 한다.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개정,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단축 같은 정책이 속절없이 후퇴하는 상황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이 쏟아지길 기대한다. 그래서 쓸데없는 정치적 공방을 뒤덮길 바란다.

국공립대 조교처럼 노동권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 노동자 문제가 적극적으로 다뤄지길 바란다. 다만 그것이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한 일시적 소재나, 보다 큰 구조적 문제를 회피하는 명분으로 활용되지 않았으면 한다. 어느 해보다 기대감이 떨어지는 정기국회지만, 적어도 민의의 전당에 ‘노동존중’ 정신이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국감이 되길 빈다.

▲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

차별 없는 좋은 일터 만들기 대선공약이라도 진단해야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

국정감사는 정부 정책을 진단하고 점검하는 장이라는 점에서 노동부문 대선공약 이행 수준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정과제에서 제시했던 노동존중 사회 실현과 차별 없는 좋은 일터 만들기가 어디까지 왔는지 봐야 한다.

정부는 노동기본권 신장과 노동자 권리 보장을 위해 사회적 대화를 통한 법·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했다. 사회적 대화는 노동계가 수용하기 힘든 의제를 정부가 던진 탓에 사실상 표류하고 있다.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노동관계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시기가 늦고, 내용을 두고도 부실하거나 기본권 보장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의원들은 여야를 떠나 노동존중 사회 실현 문제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 있더라도 이야기 꺼내기 힘든 분위기일지도 모르겠다.

그나마 국정감사에서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은 좋은 일터 만들기 부문인 개별적 노사관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은 파기됐고,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도 도로공사 톨게이트 요급수납원과 같이 난제를 겪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 민간위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을 손 놓고 있는 점도 지적해야 한다.

산업구조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노동법에 대한 포괄적 개정 논의도 시작하길 기대한다. 특수고용직과 플랫폼 노동자가 급격히 늘어 가지만 우리 노동법으로는 이를 관리·감독하기 쉽지 않다. 사회보장 영역에서도 개선할 과제가 적지 않다. 최근 프랑스는 자영업자와 자발적 이·퇴직자도 고용보험을 적용하기로 했다. 우리도 이 문제를 살펴야 한다. 차별 없는 좋은 일터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대안이라도 찾아갈 수 있는 국정감사를 기대한다.

▲ 이주호 민주노총 정책실장

노조할 권리, 비정규직, 사회안전망 점검하는 국감 되길
이주호 민주노총 정책실장

‘노동존중 정부’인가? ‘노동관리 정부’인가? 촛불정부를 자임하는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이 후퇴를 거듭하고 있다. 최저임금·노동시간·일자리 등 줬다 뺐는 노동정책도 모자라 도로공사 직접고용 대법원 판결마저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할 만큼 좌고우면하며 궤도를 이탈하고 있다. 행정부를 비판·견제하는 국회는 그것을 추궁하고 바로잡는 국감을 만들어야 한다.

민주노총은 올해 국감 관련 가맹산하조직들과 함께 100만 조합원의 요구로 ‘8대 영역 40대 과제’ 를 국회에 제출했다. 그중 가장 핵심적인 것은 다음 3대 의제다.

첫째, ILO 핵심협약을 아무 조건 없이 즉시 비준해야 한다. ILO 협약을 비준한다면서 ILO 기준에 위배되는 작업장 점거파업 금지 등 개악법안을 함께 다룬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오히려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노조할 권리,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 이주노동자 사업장 이동의 자유, 하늘에 올라가 있는 영남대의료원, 철탑 위 삼성해고자 김용희, 장기단식투쟁 중인 현대기아차, 한국지엠 불법파견 직접고용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부당노동행위 관련 사용자를 증인으로 불러 엄하게 추궁하고 해결을 촉구해야 한다. 둘째, 비정규직 철폐와 차별해소 관련 톨게이트와 불법파견 직접고용,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3단계 민간위탁 정규직 전환,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노동자 처우개선, 학교 비정규직 차별철폐, 국립대병원 비정규직 직접고용, 비정규직 관련 일자리 로드맵 이행 여부를 쟁점화해야 한다.

셋째, 불평등 양극화 해소를 위한 재벌체제 개혁과 사회안전망 확대도 시급하다. 재벌체제 청산 민중입법, 사회서비스원법 제정, 건강보험 장기요양 국고지원 확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강화와 기금운영 민주화, 고용보험 모성보호 관련 일반회계 의무 전입비율 확대, 노동자 참여가 확대되는 노동안전보건, 복지예산 확대, 확대재정정책 등이 적극 제기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김천 도로공사, 서울 강남과 마포·부평·대구·구미·성남·울산, 청와대 앞, 제주도청 앞 길거리와 고공의 노동자를 직접 찾아 노동현장 목소리를 듣고 해법을 찾는 국감이 되길 바란다.

‘사법개혁’을 위해 모든 것을 무릅쓰고 조국 장관 임명을 밀어붙이는 것(찬반 여부를 떠나)처럼, ‘노동존중 사회’를 위해 ‘개악국회’를 단호히 거부하고 ‘ILO 핵심협약 연내 비준’과 ‘톨게이트 불법파견 직고용’을 전면에 내걸고 물불 안 가리고 덤벼드는 그런 정당과 국회의원은 어디 없는 건가?

▲ 송은희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선임간사

‘바람직한 자회사 운영모델안’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가
송은희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선임간사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고용노동부는 2017년 7월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이어 지난해 12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바람직한 자회사 운영모델안’을 마련했다.

‘바람직한 자회사 운영모델안’에 따라 실제 전환된 자회사의 설립과 운영 실태가 궁금하다. 정부는 자회사를 통해 정규직화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노동·시민·사회는 간접고용과 다를 바 없다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자회사 방안을 추진했다.

그렇다면 이제는 정부 가이드라인대로 제대로 설립·운영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정부는 운영모델안을 통해 “자회사가 안정성·독립성·전문성을 갖추고 잘 운영되도록 적극 지도·관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실제 조사하면 이대로 진행되고 있을지 의심스럽다.

비정규 노동자들이 자회사 전환을 반대하는 이유가 뭐겠는가. 지금의 자회사가 과연 안정성·독립성·전문성을 갖추고 있는가. 모기업인 공공기관에 의존하는 사실상 용역회사나 다름없고 언제 없어질지 모른다고 불안해하지 않나. 그렇기에 안정성·독립성·전문성을 기준으로 한 운영모델안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되는지 이번 국정감사에서 제대로 점검해야 한다.

이와 함께 노동부 자문기구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가 제시한 권고안이 얼마나 실행되고 있는지도 이번 국정감사에서 다뤄야 한다. 노동부를 비롯한 해당 정부부처는 대부분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논의한다고만 한다. 실제 얼마나 진행되고 관리되는지 점검이 필요하다.

편집부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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