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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문재인 정부 노동정책 컨트롤타워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상임활동가
▲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상임활동가

문재인 대통령 임기 3년차를 맞아 노동정책이 심각한 기로에 서 있다. 해결이 난망한 주요 노동현안이 뒤엉키면서 노정 갈등이 악화하고 있다. 2017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선언과 2018년 최저임금 16.4% 인상으로 첫 단추는 잘 뀄으나 이후 노동정책 컨트롤타워 부재로 인한 혼선과 여론지형 악화로 난관이 조성되면서 역주행이 가속화되고 있다.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은 파기되고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는 자회사 전환 논란 속에 양질의 정규직화 모델 이행은 더디기만 하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1기가 실패로 끝나면서 사회적 대화 파행도 길어지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 기본협약 비준이 지연되는 등 핵심 노동공약들이 포기되거나 후퇴를 거듭하고 있다.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과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간접고용 원청 사용자성 인정, 특수고용 노동자성 인정 등 비정규직을 비롯한 취약노동계층 관련 노동공약은 아예 유실 상태다.

문재인 정부 노동정책 실패는 노동존중 사회 청사진을 실현할 일자리위원회 등 요직 인사에 관료를 중용하면서 일찍이 적신호가 켜졌다. 문재인 정부가 촛불항쟁에 힘입어 출범한 촛불정부를 자임하며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차별되는 친노동 정책 공약을 내세우며 진전시킨 것은 의미 있는 변화였지만, 실제 노동현실을 바꿀 의지는 취약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특히 대법원 판결에도 직접고용 정규직화가 가로막힌 채 힘겨운 투쟁을 이어 가는 완성차 제조업 사내하청 노동자들과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현실이 정부 노동정책의 이율배반을 가감 없이 방증한다. 현재로선 전형적인 용두사미가 돼 버린 꼴이다. 소득주도 성장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대통령과 정책실장의 입장이 신뢰를 얻으려면 노동정책 전반에 대한 비판적 평가와 반전의 결단이 절실하게 요청된다.

필자가 최저임금위원회와 경사노위, 주요 공공부문 정규직화 심의 과정에 직접 참여하면서 온몸으로 절감한 것은 ‘역부족’이었다. 정책의 선순환 효과를 담보할 유기적인 협력구조는 기대하기도 어렵고 노사정 모두 준비가 태부족인 상황에서 남 탓 공방으로 치달으면서 일정한 성과에도 주요 노동공약이 실패하거나 답보상태로 주저앉아 버렸다. 결국 2.87% 인상으로 끝난 2020년 최저임금 문제로 노동자위원직을 사퇴하고 경사노위 위원까지 해촉되면서 착잡했다. 압도적 다수인 미조직 노동자들의 임금을 올리고 열악한 처지를 개선하기 위해 일말의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은 채 온 힘을 기울였지만 현실의 벽이 참 높았다. 촛불항쟁에도 불평등과 양극화로 고통받는 노동자들의 현실 개선은 요원하다는 걸 절감했다.

노동정책과 주요 노동공약 관련 평가와 함께 가장 먼저 선행돼야 하는 것은 노동현안 해결이다. 고공농성과 단식농성, 장기투쟁으로 지금 이 시간에도 고통받고 있는 노동자들의 문제부터 해결 우선순위로 두고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집중해야 한다. 뒤틀린 노정관계·노사관계를 개선하려면 노동현장 신뢰부터 회복해야 한다. 지금은 미사여구가 아니라 실제로 나아지고 있다는 청신호가 켜져야 한다. 난관에 처한 핵심 노동정책을 이행할 현실적으로 가능한 대안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모색은 그것대로 해야 할 일이지만 경중을 분명히 하고 노동현안을 하나씩 매듭지으며 생산적인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공약 이행 책임이 있는 문재인 대통령부터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지금대로라면 소득주도 성장과 노동존중 사회 실현은 노동자들을 현혹하는 선동구호일 뿐이다. 주요 노동정책은 서로 성패를 가름할 정도로 전방위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애초 부실했거나 실종된 정부의 노동정책 컨트롤타워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개선될 여지가 거의 없다. 촛불민심 이반 속에 노동·사회 개혁이 지연되고 있는 만큼 대통령이 노동정책의 키를 다시 바로잡아야 한다.

비정규직·노동시간·최저임금·사회적 대화 등 대표적인 노동정책 전반이 위태롭다. 정부 스스로 대선공약과 국정운영 5개년 계획 등 노동정책 중간평가를 통해 정확하게 진단하고 촛불정부를 자임한 초심으로 돌아가 책임 있게 공약을 추진할 의지를 밝혀야 한다. 애초 공약 취지로 되돌아가 ‘기업 이윤 중심이 아닌 노동·중소기업 소득중심 경제성장 전략’과 ‘노동의 가치가 존중되고 양질의 일자리가 확대되는 경제사회체제’ 실현을 위해 더 이상의 후퇴를 막고 진전시킬 계획을 세워 공개해야 한다. 노동존중을 더 이상 희화화하는 어리석음을 범해선 안 된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상임활동가 (namsin1964@daum.net)

이남신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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