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행위로 기업가치를 훼손한 대기업 지배주주들이 복수의 계열사로부터 거액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과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은 각종 법 위반으로 재판 중이거나 벌금형까지 받은 상황에서 100억원 이상의 보수를 챙겼다.

16일 경제개혁연구소가 발표한 '2018년 상장회사 고액보수 임원 분석'에 따르면 오너의 불법행위로 문제가 있는 대기업은 롯데지주·한진칼·효성·코오롱 등 19곳으로, 11명의 오너가 조사대상이다.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해 한진칼·대한항공·한국공항·한진·진에어 등 5개 계열사에서 수령한 총 보수는 107억1천600만원이다. 그는 지난해 10월 배임·횡령·사기로 총 1천800억원대 이득을 얻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정경제범죄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올해 4월 조 전 회장이 사망하면서 사건은 공소기각됐다.

지난해 말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은 코오롱·코오롱글로벌·코오롱생명과학·코오롱인더스트리 등 4곳에서 퇴직금 포함 총 365억8천700만원을 받았다. 퇴직금을 제외한 연평균 보수총액은 44억9천300만원이다. 이 전 회장은 상속받은 재산을 차명으로 보유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올해 7월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에서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 롯데지주·롯데쇼핑·롯데칠성음료·롯데케미칼·롯데제과 등 5곳에서 57억5천만원을 받아 챙겼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겸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은 대한항공과 한진칼에서 지난해 10억9천700만원을,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과 조현준 효성 회장은 각각 27억원, 41억원을 수령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6년 11월 대한항공과 계열사 싸이버스카이·유니컨버스의 내부거래를 통해 부당이익을 제공받은 혐의로 조원태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조석래·조현준 부자는 각각 5천억원대의 분식회계와 비자금 조성, 법인자금 횡령,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증여세 포탈 의혹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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