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달간 조국 법무부 장관 인선이 정치권을 뜨겁게 달궜다. 과거 아무리 말 많고 탈 많은 인사라도 일단 임명되면 견제와 감시에 주력했다. 임명 철회를 요구하며 장외투쟁까지 전개하지는 않았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 불어닥친 ‘조국 정국’은 100일간 열리는 9월 정기국회를 넘어 내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여당은 민생수습을 강조하며 조 장관을 둘러싼 정쟁 중단을 요구하고 있지만 야당은 조 장관 임명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과 임명 과정의 문제를 정기국회에서 제기하며 지지층을 결집하겠다는 전략이다. 해임건의안과 국회 국정조사·특검 추진 등 조 장관 임명 후폭풍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달 2일 시작된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여야가 또 한 번 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정 권력기관 개혁에 역량 총동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추석 민심과 정기국회 구상을 밝혔다. 또 민생수습을 위한 정쟁 중단을 요구했다. 추석연휴 기간에 정부 규탄대회와 1인 시위를 전개한 자유한국당을 겨냥한 발언이다.

이 원내대표는 “(추석연휴 기간에 확인한) 민심은 오직 민생을 향했고 ‘민생 먼저’가 절대명령이었다”며 “소모적인 정쟁을 멈추길 희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는 검찰이, 검찰개혁은 (법무부) 장관이, 정치와 민생은 국회가,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 자신이 할 일을 하라고 국민이 말했다”며 “(국민은 정치권이) 정쟁을 멈추고 조국 블랙홀을 넘어서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조국 장관 임명으로 마련된 권력기관 개혁의 기틀을 다지고 완수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기자간담회에 함께한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조 장관 임명은 권력기관 개혁을 중단 없이 추진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의지가 담긴 조치”라며 “당정은 권력기관 개혁의 제도적 완결을 위해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정은 이번주에 당정협의를 갖고 검찰개혁 방향을 논의한다.

여당은 9월 정기국회에서 민생법안을 챙기며 민심을 수습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정기국회 100일 동안 대타협과 대공존의 시간을 만들어 여망에 부응할 것”이라며 “비쟁점 법안 집중 심의기간을 정해 20대 국회 법안처리 비율을 비상하게 제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기국회 입법과제로 △국회의원 소환제 도입과 면책특권 제한 △인사청문제도 전면개혁 검토 △선거제 개편 △빅데이터 경제 3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을 제시했다.

보수야당, 조국 통한 정권 흔들기 계속

이달 2일 시작된 9월 정기국회는 17~19일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23~26일 대정부 질문 일정으로 이어진다. 정기국회의 꽃인 국정감사는 30일부터 다음달 19일까지 열린다. 여당은 조국 블랙홀에서 벗어나 민생을 챙기고 정치권이 의견을 모은 정치·사법 개혁을 완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보수야당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조국 프레임을 계속 끌고 갈 것으로 관측된다.

추석연휴에 ‘살리자 대한민국! 문재인 정권 순회 규탄’ 집회와 1인 시위를 한 자유한국당은 이날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추석 민심 국민보고대회’를 열고 조 장관 사퇴를 촉구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조 장관 사퇴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써야 한다”며 “국회에서 조국 해임건의안과 국정조사를 관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원내외 투쟁 병행 입장을 밝히며 “조국 파면 관철과 헌정농단 저지를 위한 정기국회를 만들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은 오늘도 조국 블랙홀에서 빠져나오려고 민생을 이야기하는데 후안무치, 적반하장”이라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은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대정부 질문·국정감사에서 조 장관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정부의 임명 강행을 규탄하며 보수진영을 결집한다는 계획이다.

바른미래당은 이인영 원내대표 기자간담회와 관련해 “조국 블랙홀을 넘어서려면 조국 시한폭탄을 내려놓아야 한다”며 “민의를 대변해야 할 여당은 대통령의 홍위병에 불과한 상황이 계속되는 한 문재인 정권을 향한 민심은 악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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