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5일 희망퇴직을 공고했다. 지난달 21일 노조를 상대로 희망퇴직·순환휴직을 언급한 지 보름 만에 희망퇴직을 공식화한 것이다. 르노삼성자동차노조는 "일방적인 구조조정"이라고 반발했다.

르노삼성은 이날 오후 부산공장 제조본부 소속 MP·P3·P2 직급을 대상으로 '뉴스타트 프로그램'을 공고했다. 대상자는 1천800여명이다. 사실상 부산공장 직접생산라인 생산직 전원을 대상으로 하는 희망퇴직이다. 이달 27일까지 신청을 받는다.

르노삼성은 "창업·전직을 위해 자발적으로 사직을 결정한 직원에게 재정적 지원을 해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10월31일자 퇴직 △12월31일자 퇴직 두 가지 방안을 내놓았다. 퇴직금과 근속연수 등에 따라 최대 36개월분의 위로금을 지급한다. 르노삼성은 최대 400여명을 구조조정 목표로 삼고 있다.

르노삼성은 최근 노조에 닛산 로그 후속물량인 신차 XM3 유럽 수출물량을 받지 못할 경우 부산공장 생산물량을 내년 12만대에서 2022년 9만6천대까지 줄여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생산량 감소로 시간당 생산대수(UPH)를 현행 60대에서 45대로 줄이면 400여명의 잉여인력이 생기는데, 이를 희망퇴직·순환휴직으로 소화하겠다는 게 회사 설명이었다. 르노삼성측은 이날 "희망퇴직 규모는 확정하지 않았고 신청을 받아 본 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기습적인 희망퇴직 공고에 반발했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달 21일 회사 설명회 이후 그간의 생산량 증가시 인력투입 현황과 희망퇴직·권고사직·명예퇴직·정년퇴직으로 축소된 자리의 인력충원 현황 자료를 요구했다"며 "회사가 관련 자료를 주지 않고 구조조정 계획을 시행하겠다는 입장만 전달했다"고 비판했다.

회사는 생산량 감소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인력충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반박한다. 지금도 인력이 부족해 속된 말로 '노동자를 갈아 넣어' 자동차를 만드는 상황이라고 주장한다.

회사가 제시한 내년 생산물량 12만대는 2013년 생산물량(12만9천638대)과 비슷한 수준이다. 2013년에는 4천385명이 해당 물량을 생산했는데, 내년에는 비슷한 물량을 2013년보다 100여명이 부족한 4천261명이 만들어야 한다는 게 노조 주장이다. 노조는 "르노삼성에 필요한 것은 구조조정이 아니라 인력투입"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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