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벌어진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성차별적 발언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여야는 공식사과와 함께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가 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성차별·여성비하 발언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공직후보자에 대한 능력과 자질검증이라는 청문회 본연의 임무는 방기한 채 신상털기와 흠집내기에 골몰하는 것도 모자라 귀를 의심케 하는 성차별 발언을 쏟아 냈다”며 “자유한국당은 모든 의원에게 성평등과 성인지 교육을 실시하고 성차별적 행동과 발언을 일벌백계하라”고 요구했다.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정갑윤 자유한국당 의원은 미혼인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게 결혼 여부를 물은 뒤 “본인 출세도 좋지만 국가발전에도 기여해 달라”며 “출산율이 결국 우리나라를 말아먹는다”고 말했다. 여성을 출산도구로 비하했다는 비판이 제기된 이유다.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은 같은날 열린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아내 하나도 관리 못하는 사람이 수십조원 예산을 쓰는 과기부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겠느냐”고 공격했다. 배우자가 여당 의원 등에게 정치후원금을 내고 진보성향 시민단체에 기부한 사실을 최 후보자가 몰랐다고 하자 이렇게 주장한 것이다. 박 의원은 의원들이 발언 취소를 권유하자 뒤늦게 속기록에 “아내 관리”라는 표현을 “아내와 회계 관리”로 수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출산율 문제가 심각해 애드리브로 얘기한 것이고 후보자에게 상처를 주기 위해 한 말은 아니었다”고 사과했지만 정치권은 비판을 이어 갔다. 민주평화당은 “아내가 무슨 관리대상이고, 아이 출산이 무슨 산업이냐”며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양성 평등의식과 성인지 능력이 너무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민주평화당은 이어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번 기회에 성인지 교육부터 받으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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