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뒷모습)가 3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린 이소선 어머니 8주기 추도식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정기훈 기자>

"농성 시작한 지 이제 겨우 두 달인데도 이렇게 힘든데…."

전태일 열사 어머니 고 이소선 여사 8주기 추도식에 온 신경순(54)씨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게 맺혔다. 그는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요금수납원이다. 지난 7월 한국도로공사에서 해고당한 1천500명 중 한 명이다. 해고된 뒤 도로공사에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청와대 농성을 하고 있다. 신씨는 "노동운동이라는 것을 전혀 모르다가 최근에야 알게 됐는데 추도식에 오니 마음이 무겁다"며 "열심히 투쟁해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전태일재단 주최로 3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서 '이소선 어머니 8주기 추도식'이 열렸다. 고인은 2011년 9월3일 소천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과 문현군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이 양대 노총 대표로 참석해 "하나가 돼 싸워 달라는 어머니의 유지를 이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살아생전 이소선 여사와 함께 동고동락하던 이한열 열사 어머니 배은심 여사를 포함한 ㈔전국민족민주 유가족협의회 회원들은 이소선 여사를 그리며 헌화했다. 이소선 여사는 1986년 유가족협의회를 설립하고 초대 회장을 맡았다.

이소선 여사 삶은 1970년 11월13일 전태일 열사 분신 이후 바뀌었다. "내가 못다 이룬 일을 어머니가 대신 이뤄 주세요"라는 아들의 유언을 외면하지 않았다. 전태일 열사 동료와 청계피복노조 설립을 주도하고 41년 동안 노동운동과 민주화운동에 헌신했다. 운동은 순탄치 않았다. 세 차례 옥고를 치르는 등 어려움이 이어졌지만 고인은 뜻을 굽히지 않았고 노동자의 어머니로 불렸다.

▲ 정기훈 기자

배은심 여사는 추도식에서 "자식들을 저세상으로 떠나보내고 슬픔을 서로 나누며 의지하고 살았다"며 "걸어다닐 수 있을 때까지는 추도식에도 오고 슬퍼하기도 하고 그러고 싶다"고 말했다.

김명환 위원장은 "아들딸 같은 저희에게 늘 강조하셨던 노동자들의 단결에 대해서 항상 기억하고 생각하겠다"며 "전체 노동자가 단결하고 하나가 돼서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을 꼭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문현군 상임부위원장은 "(이소선 어머니가) 노동자들이 단결하고 약자들이 단결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노노 간 갈등이 많이 야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방법과 차이가 있을 뿐 노동운동이 지향하는 바는 똑같다"며 "양대 노총이 함께 투쟁하고 단결해서 반드시 공정한 사회,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이소선 어머니 앞에서 약속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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