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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경사노위 성공의 조건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문성현 위원장과 박태주 상임위원 임기가 이달 24일과 28일 각각 만료된다. 유임 여부와 관계없이 경사노위 임원 인사는 본위원회 위원이 집단사임하고 ‘6인 대표자회의’로 연명하고 있는 사회적 대화기구 정상화와 맞물릴 것이다. 양대 노총을 포함한 노사정이 틀을 만든 1기 경사노위 시대가 가고 2기 경사노위가 시작된다. 2기 경사노위가 성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본부장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2기 경사노위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본부장

어렵게 물길을 튼 사회적 대화가 위태롭다. 원인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같은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이자 노동계 숙원과제들을 정부가 지지도 높은 시기에 제때 처리를 시도하지 못했던 데 있다. 골든타임을 놓친 것이다. 경사노위 사무국은 노동존중 사회 기본계획을 만들지 못했다. 내비게이터 없이 주행한 사회적 대화기구는 정치권 입맛에 따라 우경화·노동유연화 흐름에 보조를 맞췄다. 정부가 추진동력을 스스로 약화시킨 것이다. 여기에 사용자단체 소극성과 책임감 결여, 경사노위 사무국의 부실한 운영과 계획성 부재가 상호작용하면서 사회적 대화의 힘이 빠졌다.

2기 경사노위는 노동존중 사회·소득주도 성장 같은 핵심 정책기조를 확고히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과제를 달성해야 한다. 첫째 정부는 협약 비준의 주체로서 ILO 협약을 우선 비준하고, 20대 국회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전면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 정부 의지만으로도 가능한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한도를 올해 안에 현실화해야 한다. 둘째 지금이라도 노동존중 사회 기본계획을 조속히 수립해야 한다. 셋째 양극화 해소와 좋은 일자리 창출, 경제민주화와 노동자대표제도 개선, 비정규직 고용 개선, 사회안전망 강화 등을 2기 경사노위에서 논의하고 단계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넷째 1산업 1위원회 원칙으로 중층단위 상설대화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지역 노사민정협의체를 경사노위체계로 확대 전환해야 한다.

▲ 김영완 한국경총 노동정책본부장

공감되고 쉬운 과제부터 서로 양보하며 고민해야
김영완 한국경총 노동정책본부장

노동계 계층별대표 3인의 불참으로 파행을 겪고 있는 경사노위 정상화를 위한 여러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지난달 26일에는 노사정 대표자 6인이 모여 사회적 대화가 중단 없이 지속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기도 했다. 노사정 모두가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만큼 조속한 시일 내에 경사노위가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위원 재편과 법 개정 등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만으로 기존의 파행이 재발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논의 과제나 방식 등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 일자리 창출,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을 통한 산업 경쟁력 강화 등 사회적 대화가 지향하고 있는 목표에 대해서는 노사정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출발을 하면서 다음 두 가지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이견이 큰 주제를 논의 대상으로 삼기보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기 쉬운 것부터 차근차근 접근해 나가야 한다. 덩치 크고 의미 있는 주제, 사회적 반향이 크고 홍보 효과가 큰 주제가 겉보기에는 좋다. 하지만 의견접근이 힘들거니와 갈등만 키워 온 경험을 수없이 반복해 왔다. 간혹 사회적 대화 주제로 합당한지 의심이 드는 경우도 있었음은 물론이다. 또한 대화를 위해서는 참여 주체 모두의 양보와 고통분담 자세가 필요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사회적 대화가 노동권만을 증대하기 위한 장은 아니다. 한쪽에게만 양보를 요구하고 이해를 바라는 것은 대화를 지속시킬 수 없으며 사회적 대화의 영역이 아니다. 노사정 모두가 걱정하는 문제, 특히 일자리를 중심으로 한 장기적인 고민을 함께할 수 있길 바란다.

▲ 김민석 고용노동부 노사협력정책관

대화와 양보만이 유일한 성공 방안
김민석 고용노동부 노사협력정책관

사회적 대화와 관련해서 제기되고 있는 비판과 조언들은 경사노위와 우리나라 사회적 대화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애정으로부터 시작하고 있다.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격려와 채찍이라고 생각한다. 노사 간 이견이 첨예하고,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노동현안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대화’와 ‘양보’라는 과정은 사회적 대화를 성공시키기 위한 필수 선결과제일 것이다.

노사를 비롯한 참여위원들이 서로 상대방의 입장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양보하려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 이견이 있더라도 대화의 틀 안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개선해 나가야 한다.

경사노위도 2기 사회적 대화가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과 준비를 해야 한다. 우리 앞에 놓여진 양극화 해소, 사회안전망 확충, 노동기본권 보장, 일자리 창출 등과 관련된 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과제들을 의제로 설정하고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참여주체들 간에 진지한 고민과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의결구조 개선 등 그간 경사노위 운영과 관련해서 제기된 사항들에 대해서도 위원들 간 충분한 논의를 통해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정부도 사회적 대화 참여주체로서 경사노위가 명실상부한 사회적 대화기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 노사 그리고 위원들 간 이견을 조정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만드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사회적 대화를 통해 노사 모두가 100% 만족하는 결과를 얻기 어렵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대화를 통해 서로 한발씩 양보하며 실현 가능한 대안을 만들어 가는 사회적 대화만이 우리 앞에 놓여진 현안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유일한 방안이다.

▲ 김형석 민주노총 대변인

1기 경사노위 행보 반복하면 실패로 귀결
김형석 민주노총 대변인

민주노총이 경사노위에 대해서 의견을 말할 입장은 아니라는 점을 우선 밝힌다. 경사노위는 이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와 다른 사회적 대화기구를 표방하며 운영방식 등에 어렵게 합의한 끝에 출범했다. 그런데 정부는 감당 못할 의제들을 경사노위에 제시했다. 경사노위 출범 정신을 지키지 못하게 만들었다.

경사노위는 정부가 제시한 의제가 합의되지 않자 일부 합의된 의견만 모았다. 그리고 마치 사회적 타협이 성사된 것처럼 외피를 씌워서 발표했다. 국회에 책임을 떠넘기기도 했다. 국회발 노동개악을 위해 경사노위가 들러리 서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 같은 운영방식이 반복돼서는 2기 경사노위도 실패한 노사정위의 전철을 밟을 것이다. 민주노총 참가 여부와는 상관없이 결국은 실패를 반복할 것이라는 점을 곱씹어야 한다.

▲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 소장

진취적 개선 아니면 유명무실해질 것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 소장

합의기구가 아닌 대화기구로서 사회적 약자의 대변자를 포함해서 사회적 대화의 새로운 장을 열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은 휴지 조각이 됐다. 그동안의 과정은 과거 거수기 논란이 벌어지던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행태에서 반보도 전진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의 노동존중 사회 실현이라는 청사진에 반노동의 역사, 제도에 대한 성찰과 노동존중의 철학이 담겨 있지 않았다. 경제·고용 프레임에, 기다렸다는 듯이 노동정책 후퇴를 당연하게 여기는 자유주의적 면모가 드러났다. 역대 민주정부보다 못하면 못했지 나아진 게 없다. 민주노총이 참여했다면 과연 달라졌을까? 더 소란하고 더 주목을 받았겠지만, 불참과 탈퇴가 반복되며 노동존중이 아니라 비노동과 노동 배제를 오가는 현 정부 성격이 더 불거졌을 것이다. 이런 방향 전환이 옳다고 주장하는 자유주의 프레임이 현 정부 내에서 더 당당하게 득세했을 수 있다.

노사정 대화를 노동유연화 조처의 정당화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발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경사노위는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이미 현 정부는 용도폐기를 생각하고 있는 수순인데, 말을 보태는 게 하릴없어 보이기는 한다. 청와대가 1기 경사노위와 같은 역할을 생각하는 한, 또 한 번의 실패의 역사를 더할 뿐이다. 그래도 노동존중 실현이라는 공약을 붙잡을 의지가 남아 있다면, 노동권 제한 국가의 오명을 떨쳐 내고 반노동의 역사를 씻어 내는 진취적 노동의제를 중심으로 노동개혁의 상을 제시하는 구성과 운영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노동권 제한의 상징을 해결하는 국제노동기구(ILO) 기본협약 비준이라는 방향을 정부가 제시하고 이 정신을 관련 법과 시행령에서 구체화하는 방안을 만들어 내는 논의의 장으로서 면모를 일신해 새출발해야 한다. 시작하는 모양새만 친노동이고, 비노동에서 반노동으로 흘러갔다는 문재인 정부 성적표를 받고 싶지 않다면.

편집부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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