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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회노동위원회 1기는 왜 실패했는가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상임활동가
▲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상임활동가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를 표방하며 출범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1기는 왜 실패했는가. 참 아픈 물음이다. 다들 쌍방과실에 변명거리도 많아 남 탓하기 딱 좋다. 책임소재를 분명히 따지기도 애매하다. 성찰만으론 대안을 내올 수도 없어 더 답답하다.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 임기가 만료되는 8월 말까지가 경사노위 1기인 셈인데, 2기를 앞두고 객관적인 중간평가와 실효성 있는 대안 마련이 요청된다. 여성·청년·비정규직 계층별대표들을 무력화하거나 쫓아내는 걸 정상화라고 고집하는 건 얕고 잘못된 인식이다. 그럴수록 경사노위 정상화는 미궁에 빠지고 사회적 대화 본연의 목적을 상실한 채 재기불능 상태로 치달을 것이다.

간명하게 정리해 보겠다. 경사노위 1기가 실패한 이유는 첫째 경사노위를 고충처리 부속기구로 여긴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철학과 전략 부재, 둘째 직선으로 당선된 위원장 공약도 이행하지 못한 민주노총의 무능과 무책임, 셋째 경사노위 핵심기구를 좌지우지한 한국노총과 경총의 독단과 패권, 넷째 계층별대표들과 공익위원들을 거수기로 인식한 경사노위 위원장의 행태, 다섯째 노사 계층별대표들과 공익위원들의 역부족 등 때문이다. 경사노위가 대통령소속 자문기구인 만큼 대통령의 책임이 가장 크고 무겁지만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땀 흘리지 않고 수확의 결실을 바라는 농부처럼 경사노위 1기도 신뢰 기반을 단단히 다지고 실력을 쌓는 과정을 생략한 채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에 매몰되는 바람에 실패를 자초했다. 한국노총과 경총이 탄력근로제 확대를 비민주적 방식으로 합의해 놓고 경사노위 본위원회 합의로 무리하게 밀어붙이려다 사달이 났다.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든 당사자들은 아무런 반성도 없고, 온당한 개선과 경사노위 운영기구 민주화를 요구한 세 계층별대표들이 책임만 추궁당했다. 우여곡절 끝에 탄력근로제 확대 합의 안건은 세 계층별 대표들의 의결권을 존중하기로 하고, 기존 진행된 합의 및 의제별·업종별위원회 기한 연장, 양극화 해소와 고용플러스위원회 신설 등 모든 사안을 의결하고 경사노위를 정상화하자고 문성현 위원장과 약속했다. 하지만 정작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은 문 위원장이다.

항간에 계층별대표들을 민주노총 아바타인 것처럼 매도하는데 어처구니없다. 민주노총에 대해 무책임하다고 비판하면서 민주노총이 불참한 악조건에서도 경사노위 참여를 결정해 한배에 탄 세 노동계 계층별대표들의 고심을 힐난하고 진정성을 깎아내리는 것은 지나치다. 민주노총에 대한 고려는 세 계층별대표들이 본위원회에 불참한 여러 요인 중 하나에 불과하다. 그리 따진다면 대통령과 한국노총, 경사노위 집행부에 대한 고려가 훨씬 컸다. 참여를 갈망한 세 계층별대표들의 뜻이 매번 어긋나면서 극심한 감정노동을 감내했다. 무던히 애썼지만 결국 빈손이었다. 지난한 과정을 잘 모른 채 함부로 해석하고 재단하는 이들을 보면 사회적 대화에 대해 고민해 보기나 한 건지 되묻고 싶다.

경사노위는 되살아날 수 있을까. 이대로라면 어렵다. 2.87% 인상에 그친 2020년 최저임금이 던진 적신호처럼 사회적 대화도 비탈길에서 굴러떨어지고 말 것이다. 여성·청년·비정규직 계층별대표들은 자리에 연연한 적이 없다. 참여해서 직접 목도한 잘못된 경사노위 운영구조와 단기 합의에 매달려 사회적 대화 본연의 의미와 목적을 훼손해 온 지난 과정에 대한 반성과 시정, 재발방지를 촉구했을 뿐이다. 세 계층별대표들은 탄력근로제 확대를 둘러싼 소모적 논란을 극복하고 양극화 해소와 사회안전망 확충 논의가 진전되길 갈망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책임을 회피할 생각 따위 없다. 하지만 사회적 소수자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계층별대표들의 역할을 이렇게 홀대하면서 정부와 힘 있는 노사단체들의 기득권에 예속된 현재의 경사노위 구조라면 올바른 사회적 대화를 기대하는 것은 나무에서 물고기를 찾는 격이다.

경사노위의 핵심 정체성은 노사 계층별대표들을 확충한 협의기구라는 점에 있다. 숙의민주주의 방식대로 기본과 원칙을 지킬 때 회생할 수 있다. 문성현 위원장부터 경제사회노동위원회법 취지에 걸맞지 않은 문제의식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연임되더라도 위인설관(爲人設官)이란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계층별대표 확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문재인 대통령도 사회적 대화기구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경사노위를 제대로 되살리는 방안에 대해 결단해야 한다. 정상화라는 빌미로 노동계 계층별대표들을 해촉한다면 경사노위로 표상되는 사회적 대화는 종말을 맞을 것이다. 최악이 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상임활동가 (namsin1964@daum.net)

이남신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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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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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가다가 2019-08-24 22:14:11

    "사회적 대화에 대해 고민해 보기나 한 건지 되묻고 싶다."
    누가 누구한테 무엇을 되물어요? 우린 잘못한 거 없고 다 니네탓. 난 소외계층 대변하려고 정말 개고생했어.
    말장난도 이런 말장난이.
    근거 없이 난 고생, 너넨 고민도 없음 진단이라니.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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