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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참사 특조위,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 대상 넓혀고시 이외 질환도 건강피해에 포함 … 피해자들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시행령 개정하라"
▲ 강예슬 기자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피해구제 대상 가습기 살균제 질환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개선방안을 내놓았다. 개선방안이 이행될 경우 신경계질환·내분비계질환으로 고통받는 피해자도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들은 정부가 고시한 질환에 해당하지 않아 지금까지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없었다.

특별조사위는 13일 오전 서울 중구 특별조사위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습기 살균제 피해지원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특별조사위는 개선방안에서 피해자들이 요구했던 "전신질환 인정·피해단계 구분 철폐"를 상당 부분 수용했다. 개선방안 이행을 위해서는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과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 정부·국회의 개선 의지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제급여와 구제계정 통합 필요해"

정부는 고시로 폐질환·천식·기관지확장증·태아 피해 등 일부 질환에 한정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를 인정하고 있다. 피해자 질환 종류에 따라 지원금을 구제급여와 구제계정으로 나눠 지급했다. 고시에 명시된 질환과 관련해 1단계(가능성 거의 확실)·2단계(가능성 높음) 피해자는 정부 지원금(구제급여)을 받고 건강피해자로 인정받지만 3단계(가능성 낮음)·4단계(가능성 거의 없음) 피해자는 건강피해자로는 인정받지 못한다. 3단계 피해자는 가습기 살균제를 만든 기업들이 모은 자금과 정부 출연금 일부로 조성한 구제계정에서 지원금을 받는다. 4단계 피해자는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한다.

정부가 공식 피해자로 인정하지 않으니 3·4단계 피해자는 가습기 살균제 제조 기업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도 패소할 확률이 높다. 이 때문에 피해자 간 차별 논란이 일었다. 특별조사위는 개선방안에서 구제급여와 구제계정을 통합하자고 제안했다. 위로금을 포함해 피해비용 지원을 실질화하고 △판정위원회·판정 절차 간소화 △피해자가 기업 상대 소송 제기시 정부 지원 의무화도 포함됐다.

특별조사위가 내놓은 개선방안을 이행하려면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과 시행령 개정이 필요하다. 지금은 구제급여 대상자와 구제계정 대상자를 나누고 있다.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 시행령 2조2항은 역학조사 등 관련 연구 결과 가습기 살균제 노출과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되고 정부가 고시한 건강상 피해만을 가습기 살균제 건강피해로 한정하고 있다. 정부가 고시한 질환이 아니면 건강상 피해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다. 시행령 32조1항도 개정 대상이다. 구제급여 지원 자격을 가습기 살균제 노출과 건강상 피해 발생 간의 '의학적 개연성'이 인정된 경우로 국한했다. 의학적 개연성이 인정되지 않은 경우 구제급여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의미다.

"중증질환자에게는 하루가 시급해"

특별조사위는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 시행령이 입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개정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황전원 특별조사위 지원소위원장은 "환경성질환은 인과관계를 밝히기 어려워 ‘상당한 개연성’으로 인과관계를 추정하는 것이 세계적인 흐름"이라며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 또한 이 추세에 맞게 제정됐는데 정부가 구체적 기준을 만드는 과정에서 피해 인정기준이 엄격해졌다"고 꼬집었다.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 5조는 "생명 또는 건강상 피해가 독성 화학물질을 함유한 가습기 살균제에 의한 것으로 볼 만한 상당한 개연성이 있는 때는 해당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생명 또는 건강상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규정돼 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가족인 김태종(64)씨는 "법과 시행령 개정을 위해 정부와 입법부가 나서 달라"며 "아내가 오늘 떠날지 내일 떠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하루가 급하다"고 호소했다. 김씨 아내는 2007년 10월부터 2009년 5월까지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고 2014년 3월 폐질환 3단계 판정을 받았다. 2017년 5월부터 지금까지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숨을 쉬고 있다. 김씨는 "정부가 건강피해자로만 인정해 준다면 가습기 살균제 제조 기업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걸어 승소할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는 거의 없다"며 "더 늦기 전에 구제급여와 구제계정이 통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재 구제급여와 구제계정을 통합하는 내용으로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강예슬  yeah@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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