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9일 조국 법무부 장관 내정자를 포함해 4명의 장관과 6명의 장관급 인사를 단행함에 따라 이달 하순께 이들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국회에서 열릴 예정이다.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두고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던 여야 갈등이 인사청문회를 두고 극에 달할 전망이다. 벌써 여야는 조국 내정자를 두고 “사법개혁 완성을 위한 적임자” 혹은 “야당 무시를 넘어 전쟁을 선포하는 것”이라며 날을 세우고 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개각 명단에 오른 10명 중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 7명의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서가 빠르면 이번주 국회에 제출된다. 이번 개각은 문재인 정부 초대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법무부 장관에 내정하는 등 10곳의 장관급 인사 교체가 포함됐다. 법무부를 포함해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내정자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이다. 이 외에도 박삼득 전쟁기념사업회 회장이 국가보훈처장에, 이수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미대사에,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에 내정됐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정부가 이번주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이달 말 국회는 인사청문회 정국으로 급변할 전망이다. 정부 개각안이 발표된 직후부터 여야는 자질을 두고 날 선 공방을 이어 가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개각에 조국 전 민정수석이 포함된 것과 관련해 “야당에 대한 전쟁선포”로 받아들이며 격앙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금 국내외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서 조 전 수석의 임명 강행은 야당을 무시하는 것을 넘어 야당과 전쟁을 선포하는 것”이라며 “청문 과정에서 낱낱이 잘못된 점, 도덕적 부분도 있을 수 있지만 정부에 대한 능력, 기본적인 태도에 대해 철저하게 검증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역사상 가장 무능하고 시끄러웠던 조 전 수석을 끝내 법무부 장관에 앉히고 외교·국방 등 문제 장관들을 유임시킨 것은 국회와 싸워 보자는 얘기”라며 “한마디로 협치 포기·몽니 인사”라고 주장했다.

여당은 “사법개혁 적임자”라며 조국 내정자 사수에 들어갔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법무부 장관으로 조국 교수를 내정한 것은 (정부의) 사법개혁에 대한 분명한 의지로 판단해야 한다”며 “조 교수는 사법개혁을 말하는 국민 눈높이에 맞춰 판단하면 적합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개각과 관련해 “각 분야 최고 전문가로서 능력이 검증된 분들로 개각이 진행됐다고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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