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택배노동자 휴식권 보장을 위해 8월16일과 17일을 '택배 없는 날'로 정하자고 제안했다. 여름휴가를 쓸 수 없는 택배노동자들에게 이틀만이라도 쉴 수 있는 날을 주자는 취지다.

민주노총은 31일 성명을 내고 "택배노동자 장시간 노동 실태가 심각하다"며 "8월16~17일을 택배 없는 날로 지정해 택배노동자들이 재충전할 수 있도록 하자"고 밝혔다.

택배노동자가 하루라도 쉬려면 일당의 두 배에 달하는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본인 건당 배송수수료에서 500원 내지 두 배 정도를 내고 '용차(용병 택배차)'를 쓰는 등 담당구역 배송대책을 스스로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쉴수록 손해를 보기 때문에 택배노동자들에게 휴식·휴가는 먼 얘기다.

민주노총은 "택배회사는 택배노동자를 직원처럼 부리면서도 이들이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에 휴가나 병가는 스스로 해결하라고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택배 없는 날' 제안은 택배노동자 사이에서 먼저 나왔다. 택배연대노조와 전국택배노조가 참여한 택배노동자 기본권 쟁취 투쟁본부는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 없는 날' 지정을 요구하며, 소비자·택배회사·온라인쇼핑몰·홈쇼핑에 동참을 호소한 바 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택배 없는 날을 통해 휴식을 보장해 달라는 택배노동자들의 제안은 상식적이고 정당한 요청"이라며 "이틀이라도 휴식을 보장해 달라는 소박한 요구에 국민이 응답해 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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