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러시아 군용기의 독도 영공 침범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청와대가 “일본 영공에 대해서만 입장을 내라”고 일침을 놓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24일 오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일본은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에 대한 부분만 갖고 입장을 내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영공에 대한 부분은 우리가 답할 문제”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전날 러시아 군용기의 독도 영공 침범에 대해 자위대 군용기를 긴급 발진하면서 “우리 영토에서 이런 행위를 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도 일본에 강력한 경고를 날렸다. 국방부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일본의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으며 독도는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대한민국 영토”라며 “독도에 대한 어떠한 외부 침범에 대해서도 단호하고 엄중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방한 중인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만나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한 것과 관련해 “앞으로 유사한 상황에 대해 양국이 긴밀히 협의해 나가자”고 말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대외발표문’에서 밝힌 내용이다.

볼턴 보좌관과 정 실장은 이 밖에 △북미 실무협상 조속한 재개 △2020년 이후 방위비 분담금 협의 △호르무즈 해협에서 협력방안 계속 협의 △지역과 글로벌 차원에서 한미동맹 강화에 의견을 같이했다.

일본 수출규제에 관해서도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한반도 문제 등 주요 현안과 지역·글로벌 차원에서의 양국 간 협력강화 방안을 협의했다”고 밝혔다. ‘지역·글로벌 차원에서의 양국 간 협력강화 방안’이 한일관계를 뜻한다는 설명이다.

한편 러시아는 우리 영공 침해에 대해 오락가락 입장을 내놓았다. 전날에는 러시아 차석무관과 국방부 정책기획관 간 대화에서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에는 주러시아 무관부를 통해 “한국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러시아 주장은 사실을 왜곡한 것일뿐만 아니라 전날 외교경로를 통해 밝힌 유감 표명과 정확한 조사·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과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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