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노총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이 국제노동기구(ILO)에 "한일 무역마찰로 인해 반도체를 사용하는 전 세계 IT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강제징용에서 비롯된 문제고, 국제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3자 기구인 ILO가 관심을 갖고 해결방안을 찾아 달라"고 요청했다. 마리아 헬레나 안드레 ILO 노동자활동지원국장은 "구체적인 상황을 살펴보고 ILO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안드레 국장은 아리엘 카스트로 ILO 노동자활동지원국 선임전문위원과 함께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을 찾아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이날 노사발전재단과 ILO 국제훈련센터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사회적 대화 및 단체교섭을 위한 노동조합 교육' 국제워크숍 참석차 방한했다.

이날 한국노총을 방문한 안드레 국장은 김주영 위원장이 전한 한일 간 무역분쟁에 관심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일본 정부가 부정하고 있지만 이번 무역분쟁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에 관한 대법원 판결로 촉발된 무역보복"이라며 "한일 양국 노동자에게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한일 양국의 문제가 아니라 반도체를 사용하는 전 세계 IT산업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ILO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안드레 국장은 "굉장히 새로운 문제"라며 "ILO에서 주시하겠다"고 답했다. 또 "보다 구체적인 상황을 알아보고 ILO에서 액션을 취할 수 있을지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간담회에서는 사회적 대화 의제 설정과 노조의 역할에 대한 의견이 오갔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출범했지만 본위원회 개최가 잇따라 무산되면서 대화가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는 김 위원장의 설명에 "한국에서 의미 있는 사회적 대화를 이어 가는 것은 하나의 도전과 같다"며 "서유럽처럼 사회적 대화 역사가 길지 않고 시작 단계에 있는 만큼 협상테이블에서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훈련이나 사회안전망 이슈처럼 민감하지 않은 의제부터 시작해야 노동시간처럼 어려운 이슈까지 도달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많은 인내와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사노위에 불참하고 있는 민주노총을 의식한 발언도 했다. 안드레 국장은 "민주노총이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데, 이를 정부와 사용자가 이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며 "양대 노총이 사회적 대화와 관련한 협의를 할 필요는 없지만 협상테이블에는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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