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11일 오전 일선 은행들은 모두 정상적으로 문을 열고 영업을 개시했지만, 파업참여 은행원들 상당수가 출근을 하지 않아 업무에 차질이 빚어졌다.

조흥, 한빛, 외환, 서울은행 등 파업은행들은 대다수 노조원들이 연세대와 명동성당 집회장에 집결, 출근을 하지 않는 바람에 지점장 등 간부급 직원들이 창구에서 고객들을 맞았다.

은행 창구는 비교적 한산해 고객들의 큰 불편은 없었으나, 시간이 갈수록 고객들이 늘어 나면서 일부 은행에서는 평소보다 대기시간인 지연되는 등 불편이 따랐다.

△창구 썰렁한 파업은행= 서울은행 명동지점은 전체행원 23명중 지점장, 부지점장과 차장급 2명, 계약직 여직원 2명 등 모두 합쳐 6명만이 출근,지점장, 부지점장까지 일선 창구에서 수표결제 업무를 보는 등 인력공백을 메우느라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었다.

임영수(47) 부지점장은 "외환. 현금입출금, 어음결제 등 일반 대고객 업무는 가능하지만 신규대출 업무는 어려울 것 같고, 국제업무가 마비될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인근 외환은행 명동지점은 오전 10시 현재 26명중 절반 가량인 14명이 출근했고, 조흥은행 명동지점도 20명중 10명, 한빛은행 명동지점도 45명중22명만이 근무 중이었다.

외환은행 명동지점 문세일(45)지점장은 "기업 대출업무에 지장이 있을 것 같다"면서 "단골고객들은 파업 돌입 전 미리 업무를 보도록 당부했었고, 기업어음결제도 어제 정리를 끝냈다"고 말했다.

21명중 8명만이 나와 근무중인 한빛은행 수유지점 신창섭(48) 지점장은"하루 정도 파업은 괜찮지만 파업이 길어지고, 고객이 몰리면 많은 불편이 초래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과격 노조원들의 전산실 점거에 대비, 전산실이 있는 일부 은행지점에는 청원경찰이 증강 배치되고 외곽에 경찰이 경비를 서기도 했다.

이에 반해 파업불참 은행들은 전직원들이 정상적으로 출근,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고객들 불안= 오전 일찍 은행을 찾은 고객들은 행여 온라인 송금이나 자금결제가 제때 이뤄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었고 파업이 빠른 시일내 종결돼 정상화되기를 바랐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김원경(49. 프레미 중공업 대표)씨는 "중소기업은 물품대금을 받아 하청업체에 지급하는 등 돈이 돌아야 하는데 은행업무가제대로 이뤄지지 않을까 불안하다"면서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오늘 2천만원을 송금받기로 했는데 15분이 지나도록 돈이 안들어와서 초조하다"고 말했다.

이경순(65. 여.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씨는 "일반 국민들 대부분 은행에 돈을 맡기고 돈을 찾아 쓰는데 은행원들의 파업으로 제때 돈을 찾지 못하게 될까 걱정된다"며 "어제 은행에 공과금 납부를 하러 갔는데 너무 복잡해서 집으로 되돌아왔다"고 말했다.

윤상락(35. 회사원.서울 은평구 응암동)씨는 "파업불참 은행이 많기 때문에 불안하지는 않지만 협상이 잘돼 파업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파업중인 조흥은행 성동지점을 찾은 구효수(55.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씨는 "은행이 파업을 하더라도 기본 은행업무는 이뤄질 수 있도록 부분적으로라도 은행문을 열어놓아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