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추락 사고가 난 지 이틀 만에 또 유사한 형태의 사고가 발생했다. 포스코노조는 "안전에 대한 투자와 예방대책을 요구했지만 회사가 묵살한 결과"라며 "또 사고가 일어난다면 사퇴한다는 각오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책임지고 사고예방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18일 포스코노조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2시께 포항제철소 파이넥스 성형탄공장에서 하청업체 노동자 이아무개(63)씨가 부식된 핸드레일 교체작업 중 4미터 아래로 추락했다. 온몸에 골절상을 입고 병원에서 입원치료 중인 이씨는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후유장애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15일에도 오후 3시15분께 협력업체 노동자 진아무개(32)씨가 코크스 보관시설에서 청소 작업을 하다가 계단 틈에 빠져 10미터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있었다. 노조에 따르면 진씨도 부식된 계단 발판을 밟았다가 추락했다. 노조 관계자는 "포항제철소 시설과 설비들이 낡아 늘 사고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며 "그런데도 경영진은 탁상행정식 안전대책만 세우고 실질적인 안전투자는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포항제철소에서는 이달에만 2명이 숨지고 2명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일 정규직 A(35)씨가 회식 도중 숨졌다. A씨 유족은 “고인이 평소 작업량이 많다고 호소했다”며 산재신청을 준비 중이다. 11일에는 같은 공장에서 정규직 노동자 B씨가 홀로 기계점검 업무를 하다가 기계에 끼인 후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었다.

노조는 "최정우 회장이 3년에 걸쳐 안전 분야에 1조1천5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지난해 5월 공언했지만 포스코 노동자의 억울한 죽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원가절감을 앞세운 1인 근무를 비롯해 안전을 위협하는 제도를 없애고 지금이라도 노후화된 설비를 안전한 설비로 교체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유명무실한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정상화하고 명예산업안전감독관 활동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위험성평가를 분기별로 하자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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