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가 처음으로 시도한 원·하청 공동총회와 총투표를 성사시켰다. 올해 임금·단체교섭 관련 쟁의행위 찬반투표와 해고자를 정리하는 합의서를 취소하는 '역사 바로 세우기' 투표가 모두 가결됐다. 하청노동자 6대 요구안 찬반을 묻는 투표에는 2천200여명의 하청노동자들이 참여했다. 향후 하청조직화를 위한 의미 있는 첫발을 내디뎠다는 평가다.

17일 지부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지부 조합원 1만296명 중 7천43명이 투표해 6천126명이 찬성했다. 투표율은 68.41%, 찬성률은 86.98%다.

2002년 현대중공업 노사가 합의하고, 노조총회에서 가결된 '해고자 문제 정리를 위한 합의서' 취소를 묻는 이른바 '해고자 정리 역사 바로 세우기' 안건에는 지부·사내하청지회·일반직지회 조합원 1만411명 중 7천113명이 투표해 5천254명 찬성(73.86%)으로 통과했다.

지부 관계자는 "이번 투표 결과는 회사의 법인분할 문제와 임단협 승리를 위한 조합원들의 투쟁의지가 담겨 있다"며 "잘못된 과거를 바로 세워 회사의 노동탄압에 대응해 나가자는 의지 또한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전체 하청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하청노동자 6대 요구안 투표에는 2천209명이 참여해 2천188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하청노동자 6대 요구안은 △하청노동자 임금 25% 인상 △정규직과 동일한 학자금·명절귀향비·휴가비·성과금 지급 △정규직과 동일한 유급휴가 및 휴일 실시 △불법 무급휴업 중단 및 휴업수당 지급 △일당제 8시간 1공수, 퇴직금·연차 적용 △제대로 된 연장·야간·휴일 가산수당 지급이다.

당초 지부·지회는 조선·특수선 등 직접생산 공정에서 일하는 하청노동자 8천여명을 투표 참여 대상으로 삼고 최대 4천명 참여를 목표로 조직화를 했다.

이형진 노조 사내하청지회 사무장은 "업체 대표들이 투표하지 마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방해가 심한 속에서도 2천200명 넘는 하청노동자들이 용기를 내 투표에 참여했다"며 "투표에 참여한 하청노동자들이 앞으로 노조 가입과 원·하청 공동투쟁의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