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와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가 저임금직군 처우개선을 놓고 공방을 계속하고 있다. 노조는 파업을 준비 중이다.

중앙노동위원회는 1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노조와 사용자협의회가 참석한 가운데 1차 조정회의를 열었다. 노조는 이달 8일 중앙노동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사용자협의회에 임금 4.4% 인상을 요구했다. 저임금직군의 임금을 정규직 대비 80%로 올릴 것도 촉구했다. 지금은 55% 수준이다.

사용자협의회는 지난달 19일 열린 3차 대표단교섭에서 처음 의견을 내놓았다. 교섭을 시작한 지 두 달이 지난 시기였다. 임금 0.6% 인상안을 제시했다. 노조가 반발하자 안을 철회했다. 저임금직군 처우개선 요구에 대해서는 직군별 차등 인상을 주장했다. 임금인상분 총액 안에서 노조 스스로 저임금직군 처우개선에 나서라는 뜻이다.

이달 7일 4차 대표단교섭이 열렸다. 사용자협의회는 임금 1.1% 인상안을 수정안으로 제시했다. 한국은행이 올해 4월 전망한 소비자물가상승률과 같은 숫자다. 저임금직군 처우개선과 관련해서는 같은 주장을 되풀이했다. 노조는 당시 사용자협의회가 진전된 안을 내놓을 경우 임금인상 요구 수치를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사용자협의회가 이를 거부하면서 교섭이 결렬됐다.

1차 조정회의에서도 같은 상황이 되풀이됐다. 이달 29일 2차 조정회의가 열린다. 노조는 파업을 검토 중이다.

노조 관계자는 “저임금직군 처우개선은 올해 교섭의 핵심 목표인데 사용자들이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으면서 현재의 임금인상 요구안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라며 “현재의 상황이 지속될 경우 파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용자협의회 관계자는 “은행별 저임금직군의 임금수준과 직무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인 숫자를 정하고 처우개선을 추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임금인상 총액 안에서 사업장별 상황에 맞게 처우를 개선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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