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87%(240원) 오른 시간당 8천590원으로 결정됐다. 월급(주 40시간 기준)은 179만5천310원이다. 올해보다 5만160원이 올랐다. 물가상승률이나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로 인한 삭감 효과를 감안하면 마이너스 인상률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 2.87%는 한국은행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2.5%와 물가상승률 1.1%를 합한 수치에도 못 미친다. 실질 최저임금 인상률이 마이너스(-0.73%)라는 뜻이다. 더구나 올해부터 최저임금을 계산할 때 월할 상여금과 현금으로 지급하는 각종 복리후생수당이 단계적으로 포함된다. 올해는 월할 정기상여금 중 최저임금 월 환산액의 25%를 뺀 금액을 최저임금에 산입하지만 내년에는 제외하는 금액이 최저임금의 20%로 줄어든다. 복리후생비(올해 7%→내년 5%)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최저임금 월 환산액을 기준으로 산입하는 상여금과 수당을 정하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 폭이 적을수록 삭감효과가 커진다는 것이다.

예컨대 교통비로 10만원, 식대로 10만원을 받는 최저임금 노동자의 경우를 보자. 복리후생수당(교통비 10만원+식비 10만원) 20만원 중 8만9천765원(179만5천310원의 5%)을 뺀 나머지 11만235원이 최저임금에 산입된다. 내년 최저임금은 월 5만160원이 오르는데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따른 삭감 가능 금액은 복리후생수당만 두 배나 많다는 계산이 나온다.

만약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노동자위원측이 제시한 시간당 8천880원(월급 185만5천920원)으로 최저임금이 결정됐다면 해당 노동자의 경우 최저임금 산입범위에서 제외되는 복리후생비는 9만2천796원(185만5천920원의 5%)으로 높아진다. 10만7천204원이 최저임금에 포함된다.

지난해 최저임금위는 산입범위 확대에 따라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축소되는 폭(한국노동연구원 연구 결과)을 감안해 최저임금 인상률을 1%포인트 높여 10.9%로 결정했다. 그런데 올해 최저임금위는 이런 고려를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용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저임금 노동자의 많은 수가 받고 있는 식비나 교통비가 최저임금에 산입되면서 실질임금 저하가 우려된다"며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이 낮아 이에 따른 임금하락 효과는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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