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운수노조

"활주로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쉴 곳은 비행기 날개 그림자 아래뿐입니다. 실내 노동자는 일거리가 쏟아지지만 휴게공간도 없고 휴게시간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채 일합니다. 인천공항 노동자들은 성수기를 두려워합니다."

10일 오전 인천공항 1여객터미널 앞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의 폭염·성수기 대책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상욱 노조 항공운수전략조직사업단 조직국장의 설명이다.

인천공항 노동자들이 휴가철을 맞아 휴게시간·휴게공간 마련을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요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7월21일부터 8월19일까지 약 한 달간 인천공항 이용객은 19만명을 넘었다. 하루 공항을 이·착륙하는 비행기만 1천대에 육박한다.

활주로와 비행기 내부 혹은 공항시설 안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쉴 틈이 없다. 지난해에는 4명의 노동자가 일하다 탈진해 쓰러졌다. 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관계자는 "지상조업 노동자들은 항공기·장비 아래 그늘을 찾아서 조금이라도 햇볕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일한다"며 "공항 내 노동자들은 휴게공간이 부족하고 성수기에는 일이 많아 휴게시간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 항공운수전략조직사업단은 지난달 보안검색·수하물·면세점 등 인천공항 노동자 113명을 대상으로 "올여름, 인천공항 노동자들에게 필요한 것은"이라는 주제의 설문조사를 했다. 여름철에 일하면서 가장 힘든 점이 무엇인지 물었더니 "휴게공간이 없다"는 답변이 29.82%, "인력부족"이 29.24%(복수응답)로 나타났다. 시급히 개선할 점에 대해서는 "휴게시간 보장"이 48.24%로 가장 많았다. 얼음물과 아이스박스를 상시 비치해야 한다는 답변이 21.05%(복수응답)로 뒤를 이었다. 활주로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컨테이너를 설치해 달라는 답변을 많이 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공사에 휴게공간·휴게시간 보장 대책을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공사는 인천공항 노동자들이 폭염을 피할 수 있도록 컨테이너를 설치하고 휴게시간을 보장하라"며 "고용노동부는 폭염·성수기에 휴게시간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인천공항 근로감독을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