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의료노조
파견·용역노동자 정규직 전환 방식을 둘러싼 부산대병원 갈등이 증폭하고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조간부 2명이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열흘 넘게 단식을 이어 가고 있는데 병원측은 되레 컨설팅업체에 맡긴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하는 공청회를 열었다. 중간관리자 중심의 공청회에서는 "자회사 방식이 장기적으로 비용이 적게 든다"는 취지의 발표가 이어졌다.

9일 보건의료노조 부산대병원지부(지부장 정재범)에 따르면 부산대병원은 지난 8일 오후 응급의료센터 대강당에서 ‘간접고용 근로자 정규직 전환 컨설팅 관련 공청회’를 열었다. 병원측은 자회사 방식 정규직 전환 검토를 위해 컨설팅업체에 연구용역을 맡겼는데, 공청회에서 연구 결과가 처음 공개됐다. 8일과 15일에는 부산대병원에서, 9·16일에는 양산부산대병원 직원들을 대상으로 병원측이 공청회를 연다고 노조는 전했다.

“자회사 통한 사업확장 계획”

공청회는 컨설팅업체와 사측 관계자가 각각 컨설팅 결과와 병원 재정 상황을 설명한 뒤 참석자의 질의에 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컨설팅업체는 비용 측면에서 직접고용 방식과 자회사 전환 방식의 장단점을 각각 소개했다. 업체 관계자는 "직접고용 방식으로 전환될 경우 노노·노사 갈등, 인력운영 유연성 등의 측면에서 자회사 전환에 비해 부담이 더 클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기존 전환사례와 타 직렬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갈등 발생 가능성이 있어 장기적으로 임금부담이 커질 위험성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직접고용하면) 부산대병원 직원들로 만들어 가기 위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며 “자회사는 현재의 용역업체처럼 간소하게 운영할 수 있고 전문적·독자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했다.

병원 관리자는 자회사가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병원쪽 관계자는 직원 유니폼 세탁이나 직원 차량 세차로 자회사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는 “세탁업체가 없어서 경기도까지 올라가는 상황인데 현재 부산대병원·양산부산대병원의 수요가 이미 확보돼 있다”거나 “양산부산대병원의 경우 직원 차량이 1천대가 넘는데 자회사를 통해 세차업을 해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재범 지부장은 “자회사를 통해 사업을 확장해 특정 집단에 이윤을 넘겨주기 위한 것이 아닌지 하는 의혹이 있었는데 이번 공청회에서 사실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부산대병원 결단 없으면 다시 파업"

정재범 지부장과 손상량 노조 부산대병원비정규직지부 시설분회장은 이날로 13일째 부산대병원 로비에서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3일 1차 집중대회에 이어 이날 오후 2차 집중대회를 열었다. 노조 추산 1천명 정도가 참여했다. 노조는 “부산대병원이 직접고용을 결단하지 않는다면 4차·5차 파업에 돌입하고 전국 집중집회를 연속으로 열어 국립대병원인 부산대병원의 사회적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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