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사상 첫 공동파업을 마친 공공부문 비정규 노동자들 대부분이 8일 업무에 복귀한다. 3일 동안 이어진 파업은 마쳤지만 애초 요구안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상태여서 앞으로 교섭 과정에서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학교비정규 노동자 “교섭 타결 안 되면 2차 총파업”

7일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에 따르면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이 참여하는 임금교섭이 9일과 10일 예정돼 있다. 연대회의는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와 학교비정규직노조·여성노조로 구성돼 있다. 연대회의는 앞으로 교섭에서 교육당국과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2차 파업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연대회의는 정규직 공무원·교원 최하위 직급의 60~70% 수준에 그치는 학교비정규 노동자 기본급을 문재인 정부 임기(2021년) 안에 80% 수준으로 올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격차를 좁힐 것을 요구했다. 노사는 올해 4월부터 지난 2일까지 10차례에 걸쳐 교육당국과 임금교섭을 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연대회의는 “신속한 교섭 타결을 위해 3박4일이든, 5박6일이든 집중적으로 교섭이 이뤄지길 원한다”며 “교육당국이 계속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교섭 상황과 최저임금 결정 등 전체적 노동 정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2차 파업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교섭과 별도로 파업을 마친 급식·돌봄·특수교육·청소업무를 하는 학교비정규 노동자들은 8일 학교에 복귀한다. 연대회의는 지난 5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실한 교섭을 통해 학교비정규 노동자의 적정한 처우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교육당국의 약속을 믿어 보려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대회의 관계자는 “차별해소 의지만 상호 확인되면 임금인상 방식은 방법론적인 부분으로 (풀어 나가면) 된다”며 “교육당국이 성실교섭을 언급한 것으로 차별해소 의지를 보여 줬다고 볼 순 없지만 그래도 믿어 보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노동자들
“정부 민간위탁 오분류 결론 여부 주목”


지방자치단체에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파업한 민간위탁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노동자들도 대부분 업무에 복귀한다. 투쟁은 계속 이어 간다. 남정수 민주일반연맹 교육선전실장은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노동자는 3단계(민간위탁) 전환 대상으로 분류돼 지난 5월 고용노동부에 오분류 조정신청서를 접수했다”며 “노동부가 8일쯤 검토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오분류가 아니라고 결론 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노동자를 주축으로 한 민간위탁 노동자들이 오분류 정정 대상에서 제외되면 정부세종청사나 청와대 앞에서 농성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현재 지방자치단체 소속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노동자 3만6천330명 중 민간위탁 노동자는 1만9천878명(54.7%)이다.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노동자뿐 아니라 지자체나 공사·공단 다른 직종 비정규 노동자들도 후속 대응을 계획하고 있다. 연맹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따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노동자나 비정규 노동자 차별해소를 위한 교섭을 정부에 요청했는데 정부는 검토하겠다고만 하고 매우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며 “대정부 교섭과 관련한 투쟁계획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의료진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고공농성자 건강 위험"

자회사 전환을 거부하다 지난 1일부터 계약종료 상태에 놓인 톨게이트 협력업체 요금수납 노동자들도 농성을 이어 간다. 계약이 종료된 요금수납원 1천400여명 중 40여명은 지난달 30일부터 서울톨게이트 캐노피에서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나머지 수백명의 요금수납원들은 서울톨게이트 인근에서 노숙농성을 하고 있다.

민주일반연맹은 “고공농성 7일째인 지난 6일 고공농성자를 진료하기 위해 서울녹색병원과 이대 목동병원 의료진 4명이 캐노피로 올라갔다”며 “의료진은 ‘매연으로 인해 모든 공간이 시커멓게 그을음으로 덮여 있으며, 평상시 건강했던 사람도 후두염·고혈압에 시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고 설명했다. 연맹은 “농성자들이 피부염을 앓고 있고, 바닥에 튀어나온 구조물이 많아 위험을 예방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의료진의 우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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