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9.10.24 목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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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배원 선생님 감사합니다
▲ 김형동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부원장(변호사)

"응원하고요. 건강하세요." 출근길 택배함에 붙은 포스트잇 메모가 한국노총까지 전달됐다. 우정노조 조합원들을 응원하는 메시지가 줄을 잇고 있다. 얼마나 반가웠으면 사진을 직접 찍었을까. ‘제 편안함이 누군가의 고통이라 괴롭네요’라며 조합원들의 힘든 노동을 공감하는 목소리까지. 잠시 땀 닦을 짬조차 찾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아마도 응원 글귀를 본 조합원들의 발걸음은 한결 가벼웠으리라.

이런 응원은 3만 전체 조합원이 총파업까지 결의한 상황에서 커다란 힘이 될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7월5일까지 대정부 교섭을 한다고 한다. 7월6일 토요일 파업결의까지. 만일 정부인 사용자가 우정노조의 정당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우정노조 역사 초유의 파업이 진행된다. 우정노조의 요구는 너무나 간단하고 명확하다. "조합원들의 죽음을 더 이상 두고 볼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이번주 방송된 한국노총 팟캐스트 <노발대발>에서는 우정노조 조합원들로부터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도무지 식사시간을 낼 수 없다는 말씀, 토요택배 때문에 가족과 함께 영화 한 편 제대로 보기 어려운 현실. 30여년간 여름휴가는 제대로 가 본 적이 없다는, 간혹 목이 메어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대목도 있었다. 이분들의 말씀에 노발대발 멤버들이 할 수 있는 맞장구는 그저 ‘아 그렇군요’ 뿐이었다. 조합원들이 가장 힘든 때는 요즘같이 덥고 습한 여름이라고 한다. “손에 마시다 만 물병이라도 있으면 저희에게 주십시오”라고 하신다. 그저 먹먹할 따름이다.

우정사업본부와 정부가 져야 하는 법적 책임은 이루 다 열거하기 어렵다. 약속 위반이다. 노사는 2019년 7월1일부터 토요택배를 전면 폐지하기로 합의했다. 정부는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 상한제에 맞춰 집배원 증원을 여러 차례 약속했다. 집배원 노동개선 추진단은 2천명 증원을 권고했다. 당장은 어려운 여건이니 1천명 증원을 약속했다.

그러나 모두가 보고 있듯이 약속은 간곳없다. 조합원 두 분은 “재해의 주요 원인은 정부가 주 52시간 상한제를 도입취지대로 시행하지 않은 탓입니다. 주 52시간에 맞추려면 인력충원이 뒤따라야 함에도 충원 없이 무조건 52시간 내에 기존에 하던 물량을 소화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새벽 6~7시부터 진행되는 분류작업부터 언제 끝날지 모르는 하루일과. 그럼에도 인정되는 연장근로시간은 12시간뿐이란다. 분명한 임금체불이다. 노동강도는 강해졌지만 임금은 줄어드는 기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그나마 임금이 줄어드는 것은 참을 수 있지만 조합원이 죽어 가는 것은 차마 보고 있을 수 없다고, 그래서 파업에 나섰다고 한다.

노동부, 아니 정부가 앞장서 직무유기를 범하고 있다. 재해가 연이어 발생하는 작업장에 대해서는 반드시 작업중지명령을 내려야 한다. 산업안전보건법은 노동부에 유해 및 위해상태가 해소될 때까지 사업장의 전부 또는 일부의 작업을 중지시키도록 그 의무를 지우고 있다. 우리 주위 집배현장이 바로 ‘생명을 잃을 정도의 위험한 사업장’이라는 사실은 긴말이 필요 없다. 올해만 9명의 조합원이 현장에서 운명을 달리했다. 사망자 숫자만으로도 차고 남을 정도다. 조합원 대부분이 그 경계를 넘나들 정도의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1천명 충원에 약 400억원이 필요하다고 한다. 결코 큰돈이 아니다. 재원도 충분하다. 정부는 적자 운운하지만 거짓주장이라는 사실은 이미 드러나 있다. 우정사업본부가 그동안 벌어들인 수조원 중 일부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은가. 설사 국가 예산이 투입된다 한들 무엇이 문제인가. 나랏돈은 이런 곳에 써야 하지 않겠나. 생명은 그 얼마의 돈과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우정·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정부를 상대로 한 투쟁이 이어지고 있다. "노동존중" "생명존중" 약속을 지키라는 주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우정노조가 주장하는 집배인력 충원과 토요집배 폐지는 사회적 합의까지 나온 마당이다. 망설일 이유가 없다. 모든 정책은 시기가 중요하다. 굳이 욕을 먹고 나서 할 필요가 있을까. 더구나 절대다수의 시민과 노동자가 동의하고 응원하고 있다.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길 기대한다.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부원장(변호사) (94kimhyung@daum.net)

김형동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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