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 퇴진과 금융위원회 해체를 요구하는 금융노동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일 노동계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2일 오전부터 산하 조직 순회집회를 시작한다. 첫 집회는 노조 금융결제원지부에서 열린다. 산업은행지부·KEB하나은행지부로 이어진다.

표면적인 이유는 ‘산별임단투 승리’를 위한 것이다. 금융위의 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함께 낸다. 노조는 지난달 19일부터 서울 종로구 금융위 앞에서 최종구 위원장 퇴진을 요구하는 1인 릴레이 시위를 이어 가고 있다. 이달 9일 오후에는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앞에서 ‘대정부 투쟁 선포’ 결의대회를 연다. 기재부는 2016년 공공기관에 성과연봉제 도입을 추진했다. 이후 금융위는 금융공기업을 중심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추진한 뒤 여의치 않자 사용자들에게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를 탈퇴하도록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노조와 금융위 갈등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새 금융위원장이 들어서고도 가라앉지 않았다. 최종구 위원장은 취임 두 달 만인 2017년 9월 당시 신임 행장 출근저지 투쟁에 나선 노조 수출입은행지부 활동을 깎아내린 발언으로 노조의 반발을 샀다. 당시 그는 “노조가 존재감을 드러내려 구태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금융위가 주도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인터넷전문은행법) 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도 갈등에 불을 지폈다. 제정안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등이 인터넷전문은행 지분을 34%까지 보유하는 것을 허용하는 내용이다. 노조는 해당 조항이 은산분리 원칙을 훼손한다고 반대해 왔다. 양측의 충돌은 올해도 계속됐다. 최종구 위원장은 노조 기업은행지부가 올해 초 추진하던 노동자(추천)이사제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노조는 최근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 규제완화에 나선 것을 보고 최종구 위원장 퇴진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노조 관계자는 “취임 후 보인 일련의 행보를 지켜보다 더 이상 최종구 위원장을 금융당국 수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판단에 이르렀다”며 “공식적인 퇴진운동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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