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나영 기자
KT가 연재 중단을 통보한 웹툰 플랫폼인 케이툰 작가들의 웹툰을 일방적으로 삭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케이툰과 작가들은 현재 전송권 반환을 둘러싸고 분쟁을 하고 있다.

여성노조 디지털콘텐츠창작노동자지회는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재 중단부터 게시물 삭제까지 일방통행만을 고수하는 대기업 갑질의 전형”이라며 “작품을 돌려 달라”고 요구했다. 지회에 따르면 KT가 운영하는 웹툰 플랫폼 케이툰에 작품을 연재한 작가 수십명은 올해 1월 콘텐츠 유통사(MCP) 투니드에서 “4월까지만 연재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앞서 KT는 투니드에 “고정비를 삭감하겠다”고 알렸다.

이들은 전송권도 돌려받지 못했다. 전송권은 저작재산권의 일부로 작품을 온라인에 배포할 수 있는 권리다. 전송권을 반환받지 못하면 다른 플랫폼에서는 케이툰에 연재한 작품은 게시할 수 없다. 다른 플랫폼에 케이툰에서 연재 중단된 작품을 이어 간다면 독자들은 케이툰에서 앞부분 줄거리를 확인해야 하는 황당한 상황에 부닥친다.

지회가 1인 시위 등을 통해 KT에 전송권 반환을 요구한 이유다. 그런데 KT는 전송권을 반환하는 대신 작가들 작품 게시를 중단했다. 지회 관계자는 “작가들은 작품 게시를 중단하겠다는 KT측의 이메일을 지난 18일 투니드를 통해 전달받았다”며 “작품 게시 중단은 이틀 뒤인 지난 20일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공문에는 “분쟁이 해결될 때까지 작품에 대해 게시 중단 조치를 취하겠다”며 “그렇다고 이 행위가 전송권 반환을 인정 또는 동의한 것이 아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이메일 마지막에는 “최종 유권해석 결과에 따라 전송 서비스 중단을 야기한 점에 대한 법적 책임이 추가로 발생하게 됨을 주지하시길 바란다”는 경고가 적혀 있었다.

작품 게재가 중단된 '달고나' 작가는 “법적 책임 언급은 ‘너희들 나중에 큰일 날 수 있어’라는 협박의 의미로 읽혔다”며 “이런 메일을 투니드는 작가들 개개인에게 보냈는데, 무례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더욱 무례한 것은 이미 17일에 작가들과는 한마디 상의도 없이 작품을 내리겠다는 공지를 케이툰에 올렸다는 점”이라며 “케이툰 공지에는 ‘작가들의 요청’이라는 문구가 있었는데 게시 중단을 요청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웹툰 작가는 “작가에겐 공개된 연재 작품이 곧 차기작을 위한 경력이자 포트폴리오”라며 “신인작가인 제 작품은 데뷔작인 케이툰 연재작 단 하나뿐이라 KT의 일방적 작품 게시 중단으로 만화가 경력이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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