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비행기 청소업무를 맡은 하청업체가 쟁의행위를 이유로 청소노동자들에게 1억원이 넘는 손해배상을 청구해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와 손배가압류를 잡자 손에 손을 잡고(손잡고)는 2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항공 서소문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청인 한국공항㈜은 청소노동자 손해배상과 장기농성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한항공은 항공운수보조업무에 해당하는 비행기 청소·셔틀운영 등을 자회사 한국공항에 맡기고 있다. 한국공항은 다시 하청업체인 이케이맨파워에 청소업무를 넘겼다. 이케이맨파워 노동자들은 2017년 노조(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한국공항비정규직지부)를 만들었다. 회사가 수당을 삭감하는 방식으로 최저임금 인상효과를 무력화하자 2017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 사이 13일간 파업을 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는 휴게시간 준수를 요구하며 간부 중심 부분파업을 했다.

이케이맨파워는 부분파업을 문제 삼아 3월 조합원 12명을 상대로 5천2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6월에는 청구액을 1억1천600만원으로 늘린다는 청구취지변경 신청을 했다. 지부는 4월17일부터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앞에서 천막농성을 하며 대한항공과 한국공항에 사태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대한항공·한국공항 원·하청 노동자들이 참석했다. 노조 산하 대한항공조종사노조·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민주한국공항지부가 참석해 청소노동자를 응원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에서 "1차 하청 도급비를 결정하는 대한항공과 이를 재하청하는 한국공항은 하청노동자의 생사여탈을 사실상 좌우지한다"며 "두 달이 넘게 진행되는 하청비정규 노동자 농성을 해결하려면 대한항공과 한국공항이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케이맨파워측은 기자회견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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