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노총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이 "올해 최저임금 협상은 을과 을의 상생 구도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선언했다. 한국이 국제노동기구(ILO) 기본협약 8개 중 4개를 비준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정부에 큰 책임이 있지만 노동계 실력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한 김 위원장은 "한국노총이 K-labor 문화를 새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19일 정오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노사공포럼(수석공동대표 유용태) 초청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인상 포럼 공동대표(전 한국노총 위원장)가 간담회 사회를 맡았다.

김 위원장은 가장 시급한 노동현안으로 최저임금 인상과 ILO 기본협약 비준 문제를 꼽았다. 최저임금 인상이 지난 정부보다 가팔랐다는 점은 인정한다고 밝힌 김 위원장은 "그래도 노동계 입장에서는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에 (최저임금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올해 최저임금 협상은 을과 을의 전쟁이 아닌 을끼리 상생을 어떻게 하느냐의 구도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노총이 최근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와 보폭을 맞추며 노동자·중소상인·자영업자가 상생하는 경제민주화를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위원장은 ILO 기본협약 비준과 관련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ILO 총회에 40여개국 정상이 참가했는데 우리에게 생소한 나라인 부르키나파소의 총리가 1960년대에 기본협약을 모두 비준했다고 연설을 했다"며 "우리나라는 왜 이렇게 풀리지 않을까 따져 보니 결국은 노조에 대한 거부감이 문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노조 혐오가 ILO 기본협약 비준의 걸림돌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사용자와 보수언론이 노조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을 퍼뜨렸겠지만 노동계도 실력이 부족해 프레임을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K-pop이 세계를 휩쓸고,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을 정도로 한국 대중문화는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는데, 한국 노사문화는 케케묵은 갈등과 대립 속에 있다고 비판했다. K-labor 노사문화를 새롭게 만들겠다고 밝힌 그는 "핵심은 노사가 함께 살자는 신뢰의 정신"이라며 "대한민국 노사관계가 세계 중심에 설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최저임금에 대한 여러 제언이 나왔다. 박인상 포럼 공동대표는 "마치 최저임금 때문에 고용이 어려워지고 경제가 위기에 빠졌다는 식의 언론보도가 많은데 정말 최저임금의 영향인지 노동계가 정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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