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훈 기자
집배원이 또 목숨을 잃었다. 과로사로 추정된다. 올해 들어 과로사 등으로 숨진 우정노동자만 벌써 9명째다. 우정노조는 "정부가 집배원 장시간·중노동을 방치하는 사이 죽음의 행렬이 길어지고 있다"고 반발했다.

19일 우정노조와 충청지방우정청에 따르면 당진우체국 소속 집배원(우정서기보) ㄱ(49)씨가 당진시 무수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오전 9시가 넘어도 ㄱ씨가 출근하지 않자 동료 집배원이 그의 집을 찾았다가 화장실에서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경찰은 사인불명으로 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노조 관계자는 "당진우체국은 충청우정청에서도 일이 많기로 유명한 곳"이라며 "화요일은 평상시보다 택배물량이 30~40% 많아 고인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18일에도 오후 7시가 넘어 퇴근했다"고 밝혔다. ㄱ씨는 특별한 지병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월 건강검진에서도 이상소견이 발견되지 않았다. 노조는 과로사라고 보고 있다.

2012년부터 위탁배달원으로 집배업무를 시작한 ㄱ씨는 2014년부터 당진우체국 소속 비정규직 집배원으로 일하다 지난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결혼은 했지만 자녀는 없다. 주말부부로 생활하면서 많은 업무량을 소화했다.

노조는 "집배원을 죽도록 일하게 만들어 결국 죽어야 하는 상황으로 몰고 간 정부를 향한 분노를 참을 수 없다"며 "우정사업본부가 단지 적자라는 이유로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집배원의 바람을 짓밟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집배원 장시간·중노동 문제 해결을 위해 토요택배 중단과 2020년까지 2천명 인력증원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노사합의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 이달 24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다음달 9일 전면파업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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