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울산본부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가 청와대 앞 투쟁을 위해 상경한다. 지부는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 과정에 정부가 산업은행을 앞세워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울산시민과 노동자들이 반대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법인분할에 정부가 책임 있는 대답을 내놓으라고 촉구할 방침이다.

지부 20일 원·하청 공동투쟁

16일 지부에 따르면 17일부터 각 지단별(분과별) 10여명의 조합원들이 2박3일씩 상경투쟁을 한다. 청와대 앞에 자리를 잡고 여론전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노동계는 현대중공업 물적분할부터 대우조선해양 매각까지 '큰 그림'을 산업은행을 앞세운 정부가 그렸다고 보고 있다. 지부가 상경투쟁을 계획한 배경이다.

울산 사업장 내에서는 지단쟁대위원·전문위원 중심으로 부분·시한부파업을 이어 간다. 지부는 지난달 31일 주주총회 이후 지난 14일까지 전 조합원이 전면·부분·시한부파업을 했다. 조합원들은 17일부터 정상조업을 한다. 주주총회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무효소송 등 장기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부는 사내하청 노동자 조직화에 주력한다. 지부는 지난 11일 사내하청지회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법인분할 주주총회 무효, 하청임금 25% 인상' 공동투쟁을 선포했다. 하청노동자들을 지회로 조직해 투쟁 동력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지부 간부·대의원들이 직접 현장설명회를 하면서 하청노동자들의 지회 가입을 독려할 방침이다.

20일 오후 열리는 '법인분할 주주총회 무효와 하청임금 25% 인상을 위한 원·하청 공동투쟁' 집회가 하청 조직화의 1차 결과물을 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부는 20일 4시간 시한부파업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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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들 '18킬로미터 시가행진'에 쏟아진 응원

지부는 지난 14일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남구 울산시청까지 18킬로미터 구간 시가행진으로 자신감을 얻은 분위기다. "불법주총 원천무효" "노동자 다 죽이는 법인분할 원천무효"라고 쓰인 만장 수백 개를 앞세운 3천여명의 '빨간 조끼' 행렬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이어졌다. 지부는 "87년 노동자 대투쟁을 재현했다"고 했다.

실제 시가행진 동안 노동자들과 시민들이 응원을 보내며 힘을 보탰다. 현대중공업 인근에 있는 한국프랜지 앞에서는 금속노조 울산지부 프랜지지회 조합원들이 "현중지부 주총 무효 투쟁승리"라고 적힌 현수막을 걸고 행진대열을 응원했다. 현대자동차 정문에서는 현대자동차지부가 생수 2천개와 빵으로 마음을 보탰다. 공공운수노조 경동도시가스서비스센터분회 검침원들은 얼음생수 1천개, 금속노조 울산지부는 아이스크림 2천개를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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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가족들과 일반 시민도 함께했다. "여보 사랑해" "내가 있잖아"라는 손피켓을 든 부인들이 행렬을 맞았고, 상가·건물 안에서 손을 흔들어 주며 격려하는 이들도 있었다. 지부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지금이라도 법인분할을 중단하고 노조, 지역사회와 함께 회사와 조선산업 발전, 노동자 생존권 보장과 지역발전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법인분할은 대우조선 인수매각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정부 책임도 크다"며 "정부는 뒷짐을 지고 있을 것이 아니라 노동자와 지역주민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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