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운수노조와 정의당이 1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ILO 권고에 따른 필수유지업무 제도 전면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항공사와 발전소, 병원 노동자들이 참석해 팻말을 들고 있다.<정기훈 기자>
국제노동기구(ILO) 총회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공공부문 노동자와 진보정당이 ILO가 수차례 권고한 필수공익사업·필수유지업무 제도 개선을 한국 정부에 촉구했다.

여영국 정의당 의원과 공공운수노조,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ILO긴급행동단위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ILO 권고에 따라 필수공익사업·필수유지업무 제도를 전면 개정하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이들은 “2016년 공공부문 총파업 당시 철도노조는 74일의 파업투쟁을 전개하고도 실제적인 쟁의 효과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여객수송 조합원의 60%가 필수유지업무제로 파업에 참가할 수 없었고, 파업인원의 100%에 가까운 대체인력을 합법적으로 투입함으로써 사실상 파업권이 무력화됐다”고 밝혔다.

ILO 결사의 자유위원회는 2002년과 2009년·2012년 그리고 지난해에도 과도한 파업권 제한을 우려하며 “필수공익사업을 엄격한 의미의 필수서비스로 제한하고 공중 전체 또는 일부의 생명이나 정상적인 생활조건에 대한 위협을 피하기 위해 필요한 업무로만 엄격하게 한정해야 한다”는 원칙 준수를 권고했다.

여영국 의원은 “한국의 필수공익사업·필수유지업무 제도가 사익을 지키는 데 악용되며 안전을 위협하고 파업을 무력화하는 동시에 파업을 장기화하고 있다”며 “국제적 기준에 맞게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배일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ILO는 한국의 파업권이 너무 과도하게 제한돼 있다고 수차례 권고했다”며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합법 파업이 불법이 되면서 각종 민형사상 책임이나 손해배상 청구, 징계를 감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필수공익사업·필수유지업무 제도로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파업이 무력화되고 있다”며 “정부는 ILO 권고를 이행하고 핵심협약을 비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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