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여사 사회장 장례위원회는 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희호 여사가 10일 밤 11시37분 소천했다”며 “유족들이 임종을 지키며 찬송을 부를 때 여사님도 함께 찬송을 부르며 편히 소천했다”고 밝혔다.
이 여사는 1921년생으로 향년 97세다. 올해 3월부터 노환으로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 왔다.
이 여사는 두 가지 유언을 남겼다. 장례위는 “우리 국민의 행복과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했다”며 “동교동 사저를 대통령 사저 기념관(가칭)으로, 노벨평화상 상금을 대통령 기념사업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북유럽 3국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희호 여사님께서 김대중 대통령님을 만나러 가셨다”며 “조금만 더 미뤄도 좋았을 텐데 그리움이 깊으셨나 보다”고 안타까워했다. 문 대통령은 “순방을 마치고 바로 뵙겠다”며 “하늘나라에서 우리의 평화를 위해 두 분께서 늘 응원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인사 12명은 이날 오후 빈소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문 대통령의 조의를 전달했다. 노 실장은 “이 여사께서는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해 헌신한 우리 시대 큰 어른이었다”며 “문 대통령께서 애통해하며 귀국하는 대로 찾아뵙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낙연 국무총리, 여야 5당 대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빈소를 찾았다. 이낙연 총리는 방명록에 “어머니처럼 따뜻하시고 쇠처럼 강인하셨던 여사님께서 국민 곁에 계셨던 것은 축복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고 썼다.
이 여사 장례를 주관하는 장례위 공동위원장은 이 총리와 함께 장상 전 국무총리서리, 권노갑 민주평화당 고문이 맡았다. 발인은 14일이고, 장지는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