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 '2018년 임금·단체협약 재교섭'이 결렬된 후 노조가 전면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회사측이 노조에 "정상운영이 되지 않고 있다"며 노조에 교대근무 변경 협의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는 노조 파업 후 연일 "라인이 정상가동 되고 있다"거나 "파업에 대한 조합원들의 지지가 높지 않아 참여율이 저조하다"며 언론을 통해 파업효과를 깎아내리는 데 주력했다. 그런데 뒤로는 노조에 생산 현황까지 공개하며 협의를 요구한 것이다.

10일 르노삼성차노조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7일과 이날 두 차례에 걸쳐 노조에 교대근무 변경 협의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노조 파업으로 생산이 정상적으로 되지 않고 있으니, 주간조·야간조를 통합해 1교대로 운영하자는 제안이다.

회사는 공문에서 "QM6 LPG는 최근 일반 소비자에게 문호가 개방된 신규 물량으로 6월7일의 경우 판매계획을 통해 수립한 생산계획의 20% 이내 물량만 생산됐다"며 "적기에 필요한 물량을 생산하지 못할 경우 경쟁사 대비 시장 선점 기회를 상실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이어 "P32R(닛산 로그)의 경우도 7일 생산실적은 계획물량의 20% 이내"라며 "적기에 닛산이 요구한 수요를 맞추지 못할 경우 닛산과의 관계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와 같이 생산 현황 정보를 제공하오니, 빠른 시일 내 1교대로 통합운영할 수 있도록 성실한 협의와 협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언론에 "파업 효과가 미미하다"며 생산에 문제가 없다고 밝힌 것과 정반대 태도다. 이날 노조가 공개한 생산현황판을 보면 주간조 생산계획은 392대였다. 정상가동시 오후 12시4분이면 186대를 생산해야 하는데 25대밖에 생산하지 못했다. 회사가 두 차례에 걸쳐 노조에 보낸 공문으로 노조 파업이 실제 생산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노조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공장이 재가동되려면 교섭을 타결해야 하는데, 회사측이 임단협 재교섭 얘기를 빼고 교대조 통합을 협의하자는 제안만 했기 때문이다.

노조는 이날 회사에 보낸 공문에서 "현재는 2018년 임단협 교섭기간이며 쟁의행위 중"이라며 "교대근무 변경 관련 협의보다는 2018년 임단협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8년 임단협 교섭을 먼저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노조측 교섭위원인 정종훈 금속노조 르노삼성지회장은 "파업효과가 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회사는 더 이상 시간을 끌지 말고 정상적인 생산을 위해 하루빨리 임단협 재교섭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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