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8부두 주한미군 부대에서 탄저균 등을 활용하는 생화학실험이 진행 중이라는 의혹이 일어 지역사회와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다. 8부두에서 작업을 하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노동자들은 공사측에 작업중지를 요구했다.

철도노조 부산본부는 4일 오전 부산역 지상주차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사는 탄저균 실험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부산항 8부두에서 철도노동자들의 작업을 중지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산본부는 기자회견을 한 뒤 공사측에 작업중지를 요구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산업재해가 발생할 합리적 근거가 있거나 위험이 있을 때 사업주가 작업을 중지하거나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노조와 공사가 맺은 단체협약에도 관련 내용 준수 조항이 있다.

공사 노동자들은 철도선로가 깔려 있는 8부두 안에서 운전·차량·전기·통신·수송 작업을 한다. 전기노동자들은 시설을 유지·보수한다. 공사 자회사인 코레일테크 노동자들은 궤도회로를 점검한다.

부산본부 관계자는 "공사는 8부두 안에 탄저균 등 세균을 제조·사용·운반·저장하는 설비가 있는지, 개조하거나 분해·해체하는 공정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노동자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인 조취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본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사는 안전제일을 운영 원칙으로 하고 사고예방을 위해 예산·인력·제도 면에서 안전보건업무를 성실히 이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작업중지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부산본부에 따르면 올해 3월 <부산일보>가 부산항 8부두에서 탄저균 등 1급 독성세균 실험을 한다는 주한미군 계획을 보도한 뒤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시민들은 '세균무기실험실 철거 남구지역대책위원회'를 꾸려 8일 오후 부산항 8부두 인근에서 실험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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