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노동자들이 "(재)공항꿈나무재단 이사장직이 인천국제공항공사 퇴직자 재취업 자리로 전락하고 있다"며 상임이사제 폐지를 요구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노조와 인천공항통합노조·인천국제공항보안검색노조는 4일 오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1여객터미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사는 재단 이사장직을 폐지하고 절감한 인건비를 아이들 보육비로 전환하라"고 촉구했다.

재단은 인천국제공항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위한 직장어린이집인 공항꿈나무어린이집을 운영하기 위해 2013년 설립됐다. 비상임이사와 사무국 직원 2명이 운영을 맡았는데, 2017년 5월 이호진 재단 이사장이 취임하면서 상임이사장직이 도입됐다. 이 이사장은 공사 부사장 출신이다. 그는 지난달 11일로 2년 임기가 지났지만 이사장직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같은달 재단 정관이 개정되면서 후임자가 선정되기 전까지 전임 이사장이 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개정 전 정관에는 재단 이사회가 임원 임기 만료 2개월 전에 후임자를 정하거나 임기 1년을 연장하도록 돼 있었다. 노조는 "이 이사장이 셀프 정관 개정을 해서 이사장직을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노조 관계자는 "공사가 자기 식구를 챙기기 위해 재단 이사장 자리를 만들었고 교육전문성을 찾아볼 수 없는 이를 자리에 앉혀 한 해 1억원이 넘는 연봉을 주고 있다"며 "공공노련 조사 결과 이호진 이사장 취임 후 급식비·간식비 등 보육예산이 줄고 업무추진비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3개 노조는 기자회견에서 공사에 재단 이사장직 폐지를 요구했다.

재단은 "새 이사장을 정하거나 임기연장을 결정해야 하는데 인천공항공사 사장이 교체되는 시기여서 결정을 하지 못했다"며 "임기연장이 목적이 아니라 후임자 선임 전까지 재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정관을 개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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