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6번 새벽 4시53분 현재 차내 혼잡도.<서울시>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은 세상에 6411번 버스의 존재를 알렸다. 새벽 첫차에는 남들이 출근하기 전 집을 나서 빌딩을 청소하고 경비를 서야 하는 이름 없는 노동자들로 가득하다.

서울시가 새벽시간대 버스노선 빅데이터를 활용해 첫차 혼잡도가 큰 버스노선 배차를 조정하는 등 새벽 출근 노동자들의 고단한 출근길을 개선한다.

서울시는 3일 “한 노동운동가 출신 정치인 연설에 인용돼 주목받았던 새벽 버스 사연을 서울시가 처음으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교통카드 데이터로 정류소별 승하차 정보를 분석해 새벽시간대 혼잡노선을 확인했다. 새벽 4시30분 이전 운행 차량을 기준으로 입석이 발생하는 버스는 179개 노선이었다. 이 중 10곳 이상 정류소를 지나는 내내 승객이 40명 이상으로 설자리마저 부족한 채 달리는 노선은 28개였다.

50대 이상 유동인구와 청소·경비직 채용정보, 일용직을 위한 인력시장 새벽쉼터 정보를 매칭했더니 첫차 혼잡도 개선이 가장 필요한 노선은 4곳이었다. 146번·240번·504번·160번 버스였다.

상계에서 강남으로 가는 146번 버스와 중랑에서 신사로 가는 240번 버스는 이른 새벽 빌딩가로 이동하는 승객으로 북적인다. 두 노선 모두 인력시장 새벽쉼터를 경유한다. 광명에서 남대문으로 가는 504번 버스와 도봉에서 온수로 가는 160번 버스 새벽 첫차 역시 꽉 차서 서서 갈 자리조차 없다는 설명이다.

서울시는 이달 10일부터 4개 노선 새벽 혼잡도를 개선하기 위해 배차시간을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혼잡시간대에 차량을 동시에 두 대씩 출발시켜 차내 혼잡도를 낮출 것”이라며 “운수회사와 협의를 거쳐 사업개선명령 절차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240번과 504번 노선은 첫차 시간에 두 대를 동시에 출발시킨다. 146번과 160번 버스는 첫차와 그 다음 차량을 두 대씩 동시에 출발시킬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우선 시급한 4개 노선 배차를 조정해 이용추이와 다른 시간대 승객민원 여부를 챙기면서 필요하면 확대하겠다”며 “빅데이터가 서울시민의 나은 삶을 만드는 데 충실히 쓰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