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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고용과 지방 청년 인구유출 문제를 생각하며
▲ 김병철 청년유니온 위원장

다른 지역에서도 심각하게 느끼고 있는 것처럼 대전시 역시 20대 청년들의 인구유출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청년고용 문제 해결을 위한 직업교육훈련 활용방안을 주제로 얼마 전에 대전에서 정책토론회가 열렸는데, 여기에 토론자로 다녀왔다. 솔직히 일정이 너무 빡빡해 토론을 수락할지 살짝 고민이 됐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지방에서 청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혹은 지방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청년들의 현실이 사회적으로 중요한 문제로 주목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는 마음에 흔쾌히 대전에 다녀왔다. 내 고향 역시 대전이며, 고향을 떠난 20대 청년 당사자이기에 말이다.

지방에선 20대 청년들의 인구유출이 심각하다. 지역사회에서 끊임없이 골머리를 앓는 문제다.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 보니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어렵다. 그래도 대기업이 적극 개입해 산업단지를 튼튼히 세워 놓은 지역 상황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대전처럼 중소기업·서비스업이 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역은 노동조건이 대단히 열악하다. 사회 진입을 준비하는 청년들 입장에서 미래 비전을 보여 주지 못하는 고향에 애정을 갖기 힘들다.

이런 와중에 청년고용 문제 해결을 목표로 단순히 직업교육훈련 활용방안을 논하자고 하니 꽤나 난감했다. 특히 직업교육훈련 정책을 바로잡기 위한 목표가 빠르게 취업을 시키는 것으로만 논의되는 것은 우리 사회가 심각히 고민해 봐야 할 지점이다.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에선 10대 시절부터 진로선택을 위한 교육체계가 시스템화돼 있다.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한 주입식 교육이 아닌 자신의 성향에 맞는 직업이 무엇인지, 노동자가 됨으로써 어떠한 사회적 권리를 보장받아야 하는 것인지, 해당 직업을 갖기 위해 어떠한 숙련과 경험을 거쳐야 하는 것인지에 관해 오랜 시간에 걸쳐 체계적인 교육을 받는다. 직업교육훈련은 개인이 누려야 할 권리다. 그런 측면에서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대학교육까지 마친 후 개인이 진로를 찾지 못해 또다시 물질적·시간적 비용을 할애해 직업교육훈련을 받는 것은 국가·경제적 차원에서 대단한 낭비라는 생각도 든다. 정책대상 범주를 실업상태에 놓인 청년으로 한정하지 말고 성인이 되기 이전의 교육시스템을 바로잡는 노력을 선행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직업교육훈련 활성화를 통해 청년고용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논의는 매번 답을 빗겨 나갈 수밖에 없다.

발제자와 토론자들을 보아하니 내가 아니면 누가 이런 얘기를 솔직히 꺼낼 수 있을까 싶어서 “직업교육훈련 활성화 방안이 진정 대전의 청년고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인가?”라고 토론문 제목을 다소 자극적으로 뽑아 보기도 했다. 현 청년세대에게 필요한 고용서비스 정책은 ‘시간’과 ‘소득’을 보장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사실을, 청년들의 실업상태가 비정상이 아닌 국가정책의 상태가 비정상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나아가 청년세대 또한 단일한 집단일 수 없으며,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거나 집에서부터 이어진 빈곤상태에 놓인 청년들을 대상으로 직업교육훈련 정책을 집중적으로 펼쳐 내는 것이 격차를 줄이는 데 있어 나은 방향이라는 얘기까지 덧붙였다.

대전 안에서도 전망이 밝고 능력 있는 중소기업들이 있는데, 청년들이 너무 모르는 것 같다며 홍보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토론자로 나온 중앙정부 공무원들은 소속 부서에서 이러이러한 정책을 열심히 하고 있다는 식상한 레퍼토리를 전했다. 대전시에서는 정책을 펼쳐도 청년들로부터 생각보다 반응이 없고 예산도 없어 힘들다는 하소연이 잇따랐다.

토론회 초반에는 대학생들도 어느 정도 있었던 것 같은데, 지루했는지 금세 자리를 떠나갔다. 명쾌한 해답을 찾으며 희망을 갖기보다 머리만 복잡하지고 숙연해지는 분위기 속에서 토론회가 끝나고 말았다.

토론회에 큰 기대를 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렸을 때부터 쭉 자란 곳이라서 아쉬운 마음이 가시질 않는다. 청년실업 문제는 사회적 불평등 문제 중 하나다. 수치상 해결만을 목표로 삼는 순간 정책은 왜곡·폄훼된다. 대표적인 것이 고용난의 주된 원인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지목하는 주장이다. 그러면 당사자들의 삶에 가 닿는 정책으로 나아갈 수 없다. 청년실업 문제는 '불평등'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청년유니온 위원장 (cheol3710@hanmail.net)

김병철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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