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개포8단지 아파트 재건축 현장을 둘러싼 양대 노총 건설노동자 갈등이 정치권으로 옮겨붙는 모양새다. 자유한국당이 "민주노총 불법천국"이라며 불을 붙이자 더불어민주당이 "지독한 편견"이라고 맞받아쳤다.

29일 오전 임이자·장석춘 자유한국당 의원이 한국노총 건설산업노조 조합원 김아무개씨가 사흘째 타워크레인 고공농성 중인 개포8단지 현장을 찾았다. 의원들은 전문건설업체와 고용노동부 관계자들과 2시간가량 비공개회의를 한 뒤 타워크레인에서 고공농성 중인 김아무개 조합원과 전화통화를 했다.

임이자 의원은 "회사가 한국노총 조합원과 고용계약을 맺었는데 민주노총이 일하러 온 노동자 권리를 막고 있다"며 "민주노총은 한국노총 조합원을 막아서는 안 되고 사용자도 계약을 하루빨리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석춘 의원은 "일터에 있어야 하는 조합원이 이 자리에 있는 것을 보니 가슴이 아프다"며 "법질서를 지키지 않는 막무가내식 노동운동은 더 이상 안 된다"며 민주노총을 비판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도 공세를 이어 갔다. 황 대표는 이날 고려대에서 열린 초청특강에서 "민주노총 불법천국"이라며 "다른 노총 소속 노동자를 쓰고 있다는 이유로 기업에 가서 물리적으로 가로막는 일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가능한 일이냐"라고 주장했다.

야당의 민주노총 때리기에 여당은 발끈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당무위원회에 참석한 뒤 "자유한국당이 민주노총을 사회적 공적으로 지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자유한국당의 지독한 편견"이라며 "경청할 것은 경청하고 비판적으로 수용하거나 넘어서야 할 부분은 균형 있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양대 노총 갈등에 대한 당 차원의 중재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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