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등대가 아니다. 오직 국민만이 등대고, 배인 우리가 등대인 국민을 보고 비켜서라고 요구해서는 안 된다.”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국회 정상화를 촉구하며 한 말인데요.

- 이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국제노동기구(ILO) 기본협약 비준을 요구했습니다. 그는 “결사의 자유와 강제노동 금지가 (비준할) 조항에 해당한다”며 “국회는 마땅히 논의해야 하고 법·제도적 보완에 나서며 비준절차에 착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는데요.

- 그는 “비준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노동존중 사회로 한 걸음 더 전진하는 새로운 길이 되기를 희망한다”며 “노동자의 더 큰 이름으로 노조에 대한 사회적 편견도 불식되는 전기가 마련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습니다.

- 자유한국당은 생각이 참 일관됩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인 김학용 의원이 지난 21일 한화토탈 유증기 유출사고를 두고 “강성노조 파업 때문”이라고 말했다가 뭇매를 맞았는데요.

- 나경원 원내대표는 ILO 비준을 “전교조 합법화 플랜의 일종”이라고 일컬었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강성 귀족노조의 경제 발목잡기로 힘든 상황에서 노조 단결권만 강화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노조 눈치 보기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 정말 편견의 바다를 등대도 없이 떠도는 한 무리 쪽배를 보고 있는 것 같군요.

"조선일보, 노조혐오 1등 베끼는 것도 1등"

- 금속노조가 <조선일보>를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베끼기 기사로 사실을 왜곡했다는 건데요. 노조는 23일 논평을 내고 "조선일보의 우라까이는 왜 취재 없는 보도, 베끼는 기사가 위험한지 보여 주는 예"라고 밝혔습니다. 우라까이는 다른 기자가 쓴 기사를 적당히 손질해 자신이 쓴 기사로 만드는 행위를 뜻하는 기자들의 은어인데요.

- 조선일보는 이날 1면 한복판에 "경찰을 질질 끌고 다니고, 치아까지 부러뜨린 민노총"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노동자들이 경찰의 옷을 잡아당기고 있는 자극적인 사진과 함께 말이죠.

- 전날 오후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중공업 서울사무소 앞에서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에 반대하는 노동자들이 집회를 했는데, 거기서 경찰이 다쳤다는 내용입니다.

- 사진은 <연합뉴스> 것을 썼는데요. 기사 내용도 현장취재 없이 연합뉴스 보도를 가져다 썼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우라까이'라는 겁니다.

- 노조는 "조선일보는 자신들의 눈인 일선 기자를 통해 현장을 보지 못해 무슨 상황이 벌어졌는지를 알지 못했고, 그나마 전화 몇 번 돌려 알아보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다"며 "그저 단편적인 통신사 보도를 보고 '옳거니, 금속노조가 또 일 저질렀구나' 하며 신나서 기사를 올렸다"고 비판했는데요.

- 이 때문에 자기 회사 사옥 출입을 거부당한 현대중공업 직원들의 저항이나 폭력에 가까운 물리력으로 조합원을 몰아붙인 공권력의 공포가 가득했던 현장의 진실이 왜곡됐다는 것이 노조 주장입니다.

- 노조는 "조선일보가 보탠 노력은 경찰 피해를 과장하고 편집기자인지 데스크인지 누군가가 만든 제목뿐"이라며 "1등이 달리 1등이 아니다"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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