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노사가 24일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재개한다.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지회장 오세윤)가 핵심 쟁점인 협정근로자 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그동안 네이버는 협정근로자 문제를 이유로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안마저 거부했다. 교섭에서 협정근로자 문제를 포함해 미합의 조항들이 일괄타결될지 관심이 쏠린다. 공은 네이버로 넘어갔다.

협정근로자 문제로 170일 교착상태
문제 해결 실마리 제시한 네이버지회


23일 노조에 따르면 지회는 24일 오후 경기도 성남 네이버 본사(그린팩토리)에서 네이버와 교섭을 재개한다. 지난 1월 네이버가 중앙노동위 조정을 거부하면서 결렬된 후 170일 만에 열리는 교섭이다. 지회가 사측에 먼저 교섭 재개를 요청했다.

가장 큰 쟁점은 협정근로자 지정 문제다. 네이버는 협정근로자를 먼저 지정한 뒤에야 노조 요구안을 논의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협정근로자는 쟁의행위 때도 정상근무를 하는 노동자다. 네이버는 쟁의행위에 참여할 수 없는 조합원 범위를 단체협약으로 정해 놓자고 요구한다.

이를테면 △전기·전산 또는 통신시설 근무자 △포털·이메일 등 시스템 유지·관리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는 자를 협정근로자로 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조합원 10명 중 8명은 해당 업무 수행자라는 점에서 네이버가 현실성 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지회도 "노조활동을 위축시키려는 의도"라며 반대하면서 교섭은 교착상태가 이어졌다.

그런데 지회가 최근 입장문을 통해 교섭 재개 사실을 알리며 협정근로자 관련해 변화된 입장을 시사했다. 지회는 "기본권인 노동 3권이 마땅히 존중돼야 한다는 전제하에 서비스에 결정적 장애가 발생하지 않는 협력방안을 함께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오세윤 지회장은 이날 <매일노동뉴스>에 "서비스에 치명적인 타격이 오는 상황을 바라지는 않기 때문에 노동 3권을 지키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다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오 지회장이 교섭 재개 입장문에서 밝힌 대로 '서비스에 결정적 장애가 발생하지 않는' 선에서 '협력'할 업무를 구체적으로 지정해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33개 미합의 조항 타결하자"

지회는 네이버에 일괄타결을 촉구하고 있다. 지회가 먼저 협정근로자 문제를 풀 양보안을 내놓은 만큼 회사 또한 33개 미합의 조항을 일괄타결할 수 있도록 전향적인 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앙노동위 조정결렬 직전 노사는 126개 단협 조항 중 93개 조항을 합의했다. 미합의 조항은 리프레시 유급휴가, 배우자 출산전후 유급 휴가, 객관적 인센티브 지급근거 설명, 휴식권 보장(근무시간 외 업무지시 금지),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설치, 임금체계 개편 등 33개다. 이 중 리프레시휴가·출산휴가·인센티브 지급 설명 등 3개 조항은 중앙노동위 조정안까지 나와 있는 상태다.

임영국 노조 사무처장은 "지금까지 회사는 노조 요구안에 대한 입장을 정확하게 밝힌 적이 한 번도 없다"며 "노사관계 파행을 원치 않기에 노조가 협정근로자 문제를 고민하고 있는 만큼 회사 또한 나머지 근로조건과 관련해 성실하게 입장을 제시하고 일괄타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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